(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익룡은 역사상 가장 큰 날짐승이었을 뿐 아니라 가장 먼저 하늘로 진출한 척추동물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익룡이 다른 동물보다 한 발 앞서 하늘을 지배한 과정을 연구해 왔습니다.
영국 버밍햄 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그리고 독일 프리히드리 알렉산더 대학 (University of Birmingham, University College London and Friedrich-Alexander-Universität Erlangen-Nürnberg in Germany)의 과학자들은 익룡이 트라이아스기 후기의 따뜻하고 습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비행 능력을 획득하고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익룡의 조상과 이와 연관된 매우 가까운 친척인 라거페티드 (lagerpetids)의 진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2억 4000만 년 전부터 2억 100만 년 전까지 살았던 소형 파충류로 익룡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이들은 익룡처럼 비행술을 익히지 않았고 트라이아스기 말에 사라졌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익룡의 조상은 따뜻하고 습한 기후대에 주로 서식한 반면 라거페티드는 건조한 환경까지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은 다양한 기후에서 살 수 있는 생물이 더 생존에 유리하지만, 트라이아스기 말 환경은 오히려 익룡의 조상에게 유리한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였습니다. 이런 기후 조건에서 많은 에너지가 드는 비행 능력이 유리하게 작용해 결국 익룡의 조상이 최종적으로 살아남아 크게 번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익룡이 때맞춰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당시 비행에 유리한 기후와 환경 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진화하고 난 이후에는 쥐라기와 백악기에 걸쳐 1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변화를 이겨내며 거대한 날짐승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익룡도 백악기 말 소행성 충돌은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일부라도 살아남았다면 지금도 다양하게 진화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6-ancient-flying-reptiles-winners-triassic.html
Climate drivers and palaeobiogeography of lagerpetids and early pterosaur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5). DOI: 10.1038/s41559-025-027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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