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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블 MRI가 알츠하이머 진단의 게임 체인저 될까?

 


(Axial, sagittal, and coronal views of original and processed images at different resolutions from one healthy volunteer subject.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54972-x)

앞서 몇 차례 소개드린 것처럼 너무 크고 비싼 기존의 MRI를 보완하기 위해 초전도 자석 대신 일반 자석을 이용한 포터블 MRI가 개발되어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MRI와 구분하기 위해 LF (low field) MRI라고 불리는 이 미니 MRI는 기존의 MRI (HF-MRI)보다 훨씬 자기장을 사용하지만, 크기가 작아 이동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쇠붙이처럼 자성을 띄는 물체를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몸 전체는 스캔하지 못하고 손목이나 머리 등 일부만 스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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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fine - Swoop® Portable MR Imaging System™)

하버드 대학 메사추세스 종합 병원의 테일러 킴벌리 박사 (W. Taylor Kimberly, MD, Ph.D., chief of the Division of Neurocritical Care in the Department of Neurology at MGH)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LF-MRI를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는 것 이외에 흔한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병의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노인에서 흔히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병은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병으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환자가 1억 3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치료법은 많지 않지만, 환자의 조기 진단과 케어가 필요한 것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간편하고 효과적인 진단법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뇌를 직접 검사하는 방법은 뇌 MRI인데,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 경과 확인을 위해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특히 미국처럼 의료비가 원래 비싼 나라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만약 저렴하고 외래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LF-MRI를 통해 진단 및 치료 경과를 확인할 수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연구팀은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LF-MRI 만으로도 알츠하이머 병의 주요 지표인 뇌 해마 (hippocampus)와 WMH (white matter hyperintensity)의 구조와 부피를 측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54명의 경증 치매 및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테스트한 결과 LF-MRI와 AI는 기존의 비싼 HF-MRI를 대체할 수 있는 정확도를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LF-MRI의 쓰임새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연구 결과로 앞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에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12-portable-mri-brain-imaging-alzheimer.html

Annabel J. Sorby-Adams et al, Portable, low-field magnetic resonance imaging for evaluation of Alzheimer's disease,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5497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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