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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하는 바이오 폼 필터


 

(Morphology of cotton fibers. Photographs and SEM images of cotton fibers (a) (b) before and (c) (d) after dispersion. Cotton are micron-sized fiber bundles assembled from nanofibers, which could be stripped and uniformly dispersed in water after simple mechanical homogenization. Credit: Wu et al., Science Advances 10, eadn8662 (2024))

현재 전 세계의 강과 바다, 호수는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큰 플라스틱 쓰레기가 부서져 생긴 미세 플라스틱으로 플랑크톤과 비슷한 크기 때문에 먹이 사슬을 타고 동물의 몸속에 축적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제는 인간도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미세 플라스틱만 제거하는 필터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이라곤 하지만, 사실 크기나 재질이 매우 다양해 한 가지 방법으로 효과적인 제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또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하겠다고 흡수제를 넣는 순간 그것이 새로운 오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 대학의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 매스를 이용해 만든 솜과 같은 폼 형태의 필터를 개발했습니다. 이 필터는 게 같은 갑각류의 껍데기 성분으로 잘 알려진 키틴 (chitin)과 식물 섬유인 셀룰로스를 원료로 개발한 것으로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해서 양성자화 키틴 나노섬유 시트와 셀룰로오스 섬유 (protonated chitin nanofiber sheets and cellulose fibers)를 수소 결합으로 연결해 만든 재활용 가능 자가 결합 초분자 바이오 매스 섬유 프레임 워크 (revivable self-assembled supramolecular biomass fibrous framework)라는 소재입니다.

아무튼 생물학적 소재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만큼 환경에 유출해도 무해한 성분으로 분해되고 100나노미터에서 3미크론 크기의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제거할 수 있는 소재는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스티렌, 폴레메틸 메타아크릴레이트,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텔렌 테레프탈레이트 (polystyrene, polymethyl methacrylate, polypropylene, and 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입니다.

이 폼 필터 (foam filer)는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한데, 다양한 조건의 물에서 98-99.9%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고 5번 재사용했을 때도 95.1%에서 98.1%의 효율을 보여줍니다. 물에서 건저내거나 필터처럼 사용한 후 다시 용매에 녹이면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이후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큰 플라스틱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미세 플라스틱 역시 제거보다는 버리는 걸 먼저 막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이미 환경에 버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고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어들지 않고 있어 100% 막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비용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효과적인 흡착제나 필터가 있다면 일부 보존 가치가 큰 환경 보호 구역에서는 사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2-foam-filter-high-microplastic.html

: Yang Wu et al, Revivable self-assembled supramolecular biomass fibrous framework for efficient microplastic removal, Science Advances (2024). DOI: 10.1126/sciadv.adn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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