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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이유



 (Credit: public domain)

과당 (fructose)는 포도당 (glucose)과 비슷한 육탄당이지만, 더 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맛으로 동물을 유혹하는 과일에 풍부해 과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인류도 오래전부터 과일과 꿀을 통해 과당을 접해왔고 우리가 흔히 먹는 설탕 역시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이당류이기 때문에 설탕의 형태로도 흔히 섭취합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전 과당은 정말 어쩌다가 맛보는 단당류로 섭취량이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현대 산업 시대에 이르러 값싼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ㆍHigh Fructose Corn Syrup) 혹은 액상과당이 나왔고 이때부터 섭취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설탕보다 단맛이 강하고 액체 상태로 혼합기도 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액상과당이 들어가지 않은 가공 식품이 드물 정도로 널리 사용되면서 점차 이로 인한 문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의대의 개리 패티 (Gary Patti)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당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원리를 규명했습니다. 암세포는 기본적으로 많이 망가진 세포이기 때문에 사실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가장 단순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당 섭취는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연구팀은 과당을 많이 먹인 실험 동물의 암 성장 속도는 두 배나 빨라도, 정작 암세포를 추출해서 배양하면 과당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그 중간 과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늘어나는 물질을 확인한 끝에 간에서 과당을 원료로 만드는 물질인 lysophosphatidylcholines (LPCs)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

암세포의 특징은 통제되지 않는 무한 증식인데, 그 과정에서 세포막을 만들 지질이 필요합니다. 많은 대사 과정이 망가진 암세포는 스스로 물질을 만들기보다 주변에서 흡수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질은 기본적으로 기름이기 때문에 물에 잘 섞이지 않고 특수한 단백질과 결합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LPCs는 물에도 잘 혼합되어 암세포가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LPCs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기전을 감안하면 LPCs의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 개발도 가능합니다. 실제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다만 이 연구는 한 가지 경고 메세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수십 년 간 50세 이하에서 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는 과당 섭취가 늘어난 것이 한 몫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만큼 지나친 가공식품 섭취와 과당 섭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 연구와 별개로 지나친 과당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는 이미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12-reveals-fructose-diet-tumor-growth.html

Gary Patti, Dietary fructose enhances tumour growth indirectly via interorgan lipid transfer, Nature (2024). DOI: 10.1038/s41586-024-08258-3. 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2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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