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66 - 은하 중심 블랙홀 옆에서 발견된 쌍성계

 


(This image indicates the location of the newly discovered binary star D9, which is orbiting Sagittarius A*, the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our galaxy. It is the first star pair ever found near a supermassive black hole. The cut-out shows the binary system as detected by the SINFONI spectrograph on ESO's Very Large Telescope. While the two stars cannot be discerned separately in this image, the binary nature of D9 was revealed by the spectra captured by SINFONI over several years. These spectra showed that the light emitted by hydrogen gas around D9 oscillates periodically towards red and blue wavelengths as the two stars orbit each other. Credit: ESO/F. Peißker et al., S. Guisard)

과학자들이 우리 은하 중심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에서 최초로 쌍성계를 찾아냈습니다. 사실 우주에는 태양처럼 혼자 있는 별 만큼이나 두 개의 별이 서로의 주변을 공전하는 쌍성계가 흔합니다. 두 별의 중력이 서로가 헤어지지 않게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곳에서는 동반성의 중력보다 거대 질량 블랙홀의 중력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모든 천체가 블랙홀을 중심으로 공전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예상치 못한 쌍성계를 은하 중심 블랙홀인 궁수자리 A* 근처에서 발견했습니다.

(First ever binary star found near Sgr A* | ESO News)

독일 쾰른 대학의 연구자인 플로리안 페이스커 (Florian Peißker, a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Cologne, Germany)와 동료들은 유럽 남방 천문대 (ESO)의 대형 망원경인 VLT를 이용해 궁수자리 A* 주변 별과 가스를 관측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D9이라고 명명한 별이 사실은 쌍성계라는 사실입니다.

D9는 새롭게 생성된 별로 270만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별입니다. 별의 수명을 생각하면 신생아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쌍성계는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은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의 영향으로 인접한 두 별이 합체되면서 하나의 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합체까지 남은 시간은 별의 일생으로 보면 순식간인 100만 년 이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견은 강력한 중력이 지배하는 블랙홀 주변 공간이 생각보다 덜 파괴적인 환경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블랙홀 주변에 있는 미스터리한 G 천체의 정체가 바로 이렇게 합쳐지는 쌍성계와 합체 과정에서 나온 가스일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가장 극한의 환경에서 살고 있는 커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2-binary-star-galaxy-supermassive-black.html

Florian Peißker et al, A binary system in the S cluster close to the supermassive black hole Sagittarius A*,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54748-3. www.nature.com/articles/s41467-024-54748-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