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50만 년 전 한 곳에 살았던 두 호미닌



 (A 3D computerized model of the surface of the area near Lake Turkana in Kenya shows fossil footprints of Paranthropus boisei (vertical footprints) with separate footprints of Homo erectus forming a perpendicular path. Credit: Kevin Hatala/Chatham University)

호미닌 (Hominin)은 현생 인류와 인류로 진화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같은 그룹에 속했던 사람과의 근연 그룹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대략적으로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다른 대형 유인원과 600-700만년 전 갈라진 그룹으로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종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같은 공간에 살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같은 호모 속에 속하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같은 지역에서 한동안 공존하면서 유전자가 유입된 사례입니다.

미국 챔텀 대학의 케빈 하탈라 교수 (Kevin Hatala, an associate professor of biology at Chatham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냐에 있는 투르카나 호수 (Lake Turkana in Kenya)에서 15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발자국 화석은 하나가 아닌 두 가지 형태의 직립 보행 호미닌의 것이었는데, 3D 스캔을 통해 상세한 분석 결과 불과 몇 시간 차이로 두 호미닌의 같은 지역을 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하나는 인류의 직접적 조상 그룹인 호모 에렉투스이고 다른 하나는 잡식보다는 초식성으로 진화하고 뇌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만큼 작았던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입니다. 호모 에렉투스는 불과 도구를 사용하고 집단 생활을 했으며 훗날 인류로 진화하는 영리한 그룹인 반면 파란트로푸스 보이세는 질긴 식물을 먹는 데 특화된 호미닌으로 후손 없이 사라진 멸종 그룹으로 분류합니다.

이들은 사실 갈라진 지 수백만 년이나 되서 같은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인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처럼 이종 교배를 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이들이 서로 마주치면 어떻게 대했을지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이 부분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정보는 현재로는 없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 가지 더 흥미로은 것은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 중 저명한 고인류학자인 리처드 리키의 딸인 루이즈 리키 (Louise Leakey)가 있다는 것입니다. 3대째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셈인데, 이런 식으로 가업을 이어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1-fossil-scientists-million-year-footprints.html

Kevin G. Hatala, Footprint evidence for locomotor diversity and shared habitats among early Pleistocene hominins, Science (2024). DOI: 10.1126/science.ado5275.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o5275

William E. H. Harcourt-Smith, Contemporary hominin locomotor diversity, Science (2024). DOI: 10.1126/science.adt8033 , doi.org/10.1126/science.adt803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