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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600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메모리


 

(The memory devices fabricated using tantalum oxide on this chip can store data for both conventional memory and in-memory computing above 1,000°F. Credit: Brenda Ahearn, Michigan Engineering)

현재 IT 산업의 기반이 되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는 모두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조됩니다. 그만큼 우수한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는 셈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높은 온도에서 정상 작동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는 섭씨 250-300도의 높은 온도에서 노이즈가 너무 심해지고 전류 누설이 많아져 사실상 작동이 불가능하며 더 높은 온도에서는 스위칭이 안되고 항상 온 (on) 상태가 되어 이론적으로 반도체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섭씨 250도는 말할 것도 없고 섭씨 100도만 넘어도 심한 손상이 일어나거나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서 회로가 타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세서와 메모리는 섭씨 100도를 넘지 않게 설계됐습니다. 따라서 이 온도를 넘지 않게 하기 위해 점점 더 큰 쿨러가 필요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프로세서가 내연기관처럼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그렇게 큰 쿨러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시간 대학의 연구팀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온 메모리는 사실 메모리보다 배터리에 더 가까운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메모리는 반도체 산화 탄탈륨 (semiconductor tantalum oxide)과 금속 탄탈륨(metal tantalum)의 두 개의 층이 구분되어 있고 이 사이 3세 개의 백금 전극이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정보를 기록할 땐 산화 탄탈륨에 있는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금속 탄탈륨이 되어 저항이 달라지는 것을 이용해 0과 1을 기록하는데, 이런 구조 덕분에 섭씨 600도에서도 정보를 읽어들어거나 기록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섭씨 250도 이상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일반적인 용도로는 사용이 어렵지만, 특수 영역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시스템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뜨거운 제트 엔진의 내부나 발전소의 내부 환경을 모니터링 하는 센서, 그리고 각종 고온 환경 및 공정에서 센서 시스템, 금성처럼 특수한 고온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는 메모리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연구가 남아 있는 상태이지만, 초고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컴퓨터가 더 이상 상상이 아닌 시대가 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로 실리콘보다 열에 더 강한 실리콘 카바이드를 이용한 시스템도 이전에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금성에서 살아남는 칩) : https://blog.naver.com/jjy0501/222351980716

참고

https://techxplore.com/news/2024-12-battery-memory-1000f.html

Jingxian Li et al, Nonvolatile electrochemical memory at 600°C enabled by composition phase separation, Device (2024). DOI: 10.1016/j.device.2024.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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