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S1 site 86 genotype ratios in sea snake populations. Credit: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2024). DOI: 10.1093/gbe/evae150)
뱀은 후각은 예민하지만, 대개 시력은 좋지 않습니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풀숲이나 낮은 높이에서 이동하다보니 아무래도 눈은 크게 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후각과 청각을 통해 먹이를 찾고 안보이는 위치에서 매복해 있다가 먹이를 사냥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물로 들어간 바다뱀의 경우 상황이 달라집니다. 시야가 확보되는 맑고 얕은 바다에서는 시각에 많은 것을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바다뱀은 선조인 육지 뱀과 달리 다양한 색상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SWS1이라는 옵신 (Opsin) 유전자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3156582921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아이작 로세토 (Isaac Rossetto)와 동료들은 인도-호주 및 동남아시아 해역에 서식하는 먹대가리 바다뱀속 (Hydrophis) 바다뱀 8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다시 색을 감지하는 능력을 찾은 시기와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SWS1 유전자 의 두 가지 변이가 색감을 찾는데 도움을 줬는데, 서식 지역과 종에 따라 둘 중 하나 혹은 두 가지 변이를 모두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변이들을 추적하면 바다뱀속의 뱀들이 다시 색깔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은 300만년 전 공통조상에서 비롯된 변화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것은 다시 생겨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다시 수렴진화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옛날 물에서 기어 올라온 육기어류의 후손인 포유류나 파충류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면서 물고기와 비슷한 형태로 진화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사라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아가미 같이 복잡한 기관이 다시 진화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색깔을 구분하는 능력은 생각보다 쉽게 다시 진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능력을 다시 찾는 일이 어디까지 일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연구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2-sea-snakes-regain-advanced-vision.html
Isaac H Rossetto et al, Dynamic Expansions and Retinal Expression of Spectrally Distinct Short-Wavelength Opsin Genes in Sea Snakes,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2024). DOI: 10.1093/gbe/evae150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