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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처음으로 EUV 리소그래피 장치를 반입한 라피더스



 (Image credit: ASML)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시대에 크게 뒤처진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줘가면서 TSMC 공정을 구마모토에 유치하는 한편 2nm 최신 미세 공정 팹을 일본 자체적으로 건설하는 프로젝트 라피더스 (Rapidus)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함께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같은 일본 내 9개 기업이 출자해 홋카이도 치토세에 2nm 팹을 건설 중인데, 최근 여기에 들어갈 핵심 장비인 EUV 리소그래피 장치를 반입했다는 소식입니다.

반입된 장비는 Twinscan NXE:3800E로 71톤의 무게에 3.4m 높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장치는 시간당 220개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으며 치토세에 건설되는 팹의 Innovative Integration for Manufacturing (IIM-1) 시스템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이런 EUV 리소그래피 장치는 대당 가격이 수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반도체 팹 하나에 여러 개의 리소그래피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체 건설 비용은 어마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치토세의 2nm 팹은 2025년 하반기에 프로토타입을 생산하고 2027년에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미 누적 9200억엔의 자금을 투자했고 다른 회사들도 형편껏 투자를 하고 있으나 완성까지는 적어도 5조엔 (45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빚더미 위에 올라 있는 일본 정부가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사업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더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더구나 이런 자금이 들어간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인텔이나 삼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반도체 분야 1등 기업 조차도 미세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처음 도전하는 기업이 이런 미세 공정을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건 당연합니다.

만약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은 더 난망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인텔이나 삼성도 대형 고객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피더스는 일본 내 자동차 및 IT 기업이 출자해 있는 상태이긴 하나 이들 역시 성능이나 수율을 장담할 수 없다면 굳이 웨이퍼를 주문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문제를 감안했는지, 라피더스 측은 한 번에 여러 개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대신 웨이퍼를 하나씩 생산하는 싱글 웨이퍼 프로세싱 (single wafer processing)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대량 생산보다 소규모로 조금씩 생산해 여러 개를 만든다는 것인데, 뒤집어 말하면 처음부터 대규모 주문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시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당연히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적지 않습니다.

라피더스는 일본 자체 반도체 미세 공정의 마지막 희망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희망이 커지기 보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게 사실입니다. 2027년 양산 목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tech-industry/semiconductors/rapidus-is-first-japanese-company-to-install-asmls-cutting-edge-euv-machine-chipmaking-tool-for-2nm-chips-expected-to-be-operational-this-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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