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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길이의 250배 거리를 날아가는 폭발 오이




 (Footage of the explosion, slowed down 400 times Thorogood, C. et al/CC By 4.0)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씨앗을 퍼트립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동물에 의한 운반으로 매우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지만, 보통 열매라는 매우 큰 댓가를 줘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은 바람에 날리는 것으로 열매에 많은 것을 투자할 필요는 없어도 기상 조건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방법이 여의치 않은 일부 식물은 여러 기상천외한 방법을 진화시켰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폭발에 의한 씨앗 뿌리기 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물총 혹은 폭발 오이 (squirting cucumber, 학명 Ecballium elaterium)는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례입니다.

이 식물은 일반적인 오이보다는 마치 털이 난 녹색 공 같은 형태의 열매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씨앗과 함께 고압의 액체가 들어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폭발하면서 씨앗을 퍼트리게 되어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과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이 물총 오이를 초당 1만 프레임의 고속 카메라로 찍어 발사 메카니즘을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발 시 본래 열매 길이의 250배에 달하는 거리인 10m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더 놀라운 사실은 줄기가 최적의 발사 각도를 잡아서 엉뚱하게 바로 아래 떨어지거나 수직으로 치솟는 일을 방지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폭탄 보다는 미사일이나 로켓에 가까운 열매인 셈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렇게 공을 들여 키운 무기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이 함부로 먹지 못하게 독이 들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외형상 별로 먹고 싶지 않게 생기긴 했으나 큐커비타신 (cucurbitacin)이란 독이 들어 있어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튼 세상에 별 희안한 식물이 다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squirting-cucumber-explosion/

https://www.pnas.org/doi/full/10.1073/pnas.24104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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