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idiosoma gemmosum webs. The spider is at the central hub of both webs. Credit: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24). DOI: 10.1242/jeb.249237)
일반적으로 거미는 곤충이 날아다니는 길목에 거미줄을 치고 걸릴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 방법은 날아다니는 곤충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일부 거미는 더 적극적인 방법을 진화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거미줄을 던지는 거미나 혹은 거미줄을 당겼다가 놓는 식으로 발사하는 슬링샷 거미 (Slingshot, or ray spiders, 학명Theridiosoma gemmosum)가 그런 사례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슬링샷 거미는 상당히 뛰어난 사냥꾼입니다. 이들은 거미줄을 한 쪽으로 당긴 후 거미줄로 잡아두었다가 먹이가 다가오면 엄청난 속도로 거미줄이 튕겨 나가게 해 먹이를 잡습니다. 이 기술 덕분에 슬링샷 거미는 자신보다 훨씬 큰 모기나 파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조지아 공대의 사드 바흠라 (Saad Bahmla,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U.S.)와 애크런 대학의 토드 블랙릿지Todd Blackledge (University of Akron, U.S.)가 이끄는 연구팀은 슬링샷 거미가 어떤 방식으로 먹이의 접근을 알아채고 거미줄을 쏘는 지 연구했습니다.
고속 카메라와 포획한 모기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이들은 소리를 듣고 먹이의 접근을 알아채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로 모기나 파리의 날개 소리를 듣고 먹이의 접근을 판단하는데, 흥미롭게도 앞에서 접근하는지 뒤에서 접근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거미는 다리에 있는 털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듣는데, 사실 청력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대신 거미줄의 진동을 통해 음파를 감지할 수 있는데, 슬링샷 거미 역시 같은 기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를 통해 정확히 거미줄 방향으로 오는 먹이를 파악하고 거미줄을 발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치 뿐 아니라 거리까지 파악해 정확히 먹이를 향해 거미줄을 발사하는 점으로 봐서 슬링샷 거미는 매우 우수한 청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Mosquito method demonstration. A tethered mosquito with beating wings is moved closer to the spider within the capture cone of the web, triggering a contactless release. Video recorded at 500 fps, played back at 30 fps. Credit: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24). DOI: 10.1242/jeb.249237)
물론 뛰어난 사냥 성공률은 뛰어난 청력 뿐 아니라 빠른 반응 속도 덕분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슬링샷 거미의 거미줄이 50g (504m/s^2)의 엄청난 가속도로 38 밀리초(ms)만에 속도를 1m/s로 높이기 때문에 사정 거리에 있는 먹이가 도망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모기를 잘 잡는 거미라면 여름철에 몇 마리 집에 모시고 싶은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2-slingshot-spiders-ballistic-webs-mosquitoes.html
Sarah I. Han et al, Directional web strikes are performed by ray spiders in response to airborne prey vibration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24). DOI: 10.1242/jeb.249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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