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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이 두경부암과 식도암 위험도를 높인다



 (Ultra-processed food as a % of household purchases in some European countries (as of 2018-02-02) Author: The Guardian, Public Health Nutrition )

초가공식품 Ultra-processed foods (UPFs)은 원재료를 여러 단계에 걸쳐 가공하고 각종 식품 첨가물을 넣은 가공식품으로 과자류, 아이스크림, 시리얼, 탄산음료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초가공식품은 열량, 지방, 당분, 나트륨은 지나치게 많은 반면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은 적어 지나친 섭취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이를 즐겨 섭취하는 경우 비만,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및 암의 위험성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페르난다 모랄레스-번스타인 (Fernanda Morales-Bernstein)이 이끄는 연구팀은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EPIC) 데이터를 분석해서 초가공식품이 특히 두경부암 (head and neck cancer), 식도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35세에서 69세 사이 유럽 10개국 성인 45만명을 대상으로 한 EPIC 연구에서 14년에 걸쳐 총 910건의 두경부암과 215건의 식도암이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가 10% 증가하면 두경부암 위험도는 23%, 식도암 위험도는 24% 증가합니다.

초가공식품이 두경부암과 식도암 위험도를 높이는 기전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건강하지 못힌 식생활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나친 지방, 나트륨, 열량 섭취와 각종 식품 첨가물도 영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든 초가공식품은 적당히 섭취하고 원재료를 그대로 먹는 야채, 과일,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공을 적게 한 밥과 반찬류도 적극 권장됩니다. 여담이지만, 소비 패턴을 보면 북유럽 국가일수록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는데, 1년 내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ultra-processed-foods-higher-risk-some-cancers-obesity-not-large-factor/

Morales-Berstein, F., Biessy, C., Viallon, V. et al. Ultra-processed foods, adiposity and risk of head and neck cancer and oesophageal adenocarcinoma in the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study: a mediation analysis. Eur J Nutr (2023). https://doi.org/10.1007/s00394-023-03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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