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lmet jellyfish (Periphylla periphylla) collected with a remotely operated vehicle (ROV) in the North Pacific Ocean.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2023). DOI: 10.1038/s41467-023-43023-6)
심해는 높은 압력과 낮은 수온,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두움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심해 잠수정을 통해 심해를 연구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해양 생물종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면적으로 봤을 때 심해야 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태계가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노르웨이 해양 생태학 연구소의 연구소장인 헬레나 하우스 박사 (Dr. Helena Hauss, Research Director of Marine Ecology at Norwegian Research Centre (NORCE)와 독일 지오마 홀름홀츠 해양 연구 센터 (GEOMAR Helmholtz Centre for Ocean Research)의 연구팀은 최근 진행 중인 심해저 자원 채취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변화가 모두 이 심해 상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아주 깊은 심해가 아닌 중간층에 살고 있는 독특한 해파리는 헬맷 해파리 (helmet jellyfish (Periphylla periphylla))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심해에서 자원을 채굴할 경우 진흙이 위로 올라오면서 중간층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또 섭씨 4도로 유지되는 깊은 심해가 아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도 취약할 수 있는 곳이 중간층입니다. 이곳에서 해파리가 아니라 에일리언 같은 외형을 지닌 헬맷 해파리가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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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채굴로 인한 흙탕물이나 높아진 수온으로 해파리가 스트레스 받았는지 물어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연구팀은 인공 환경을 만든 후 헬맷 해파리의 움직임과 유전자 발현 정도, 그리고 공생 미생물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헬맷 해파리는 주변 환경이 흐려지면 점액을 분비해 나쁜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점액은 효과적인 보호막이지만, 대신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역시 나빠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호흡, 면역, 상처 회복과 관련된 유전자를 많이 생성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의미입니다.
수온 상승 역시 대사율을 높여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때 헬맷 해파리는 더 많이 먹어야 할 수 있지만, 먹이는 더 공급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사실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해양 생태계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저 광물 채굴은 이런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만약 그래도 해저 망간 단괴 같은 광물을 채집해야 한다면 최대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생태계를 파괴시킨 후 복구를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파괴하지 않을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앞서 봤던 심해 망간 단괴 채취 로봇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연구입니다. 여담이지만, 기괴하게 생긴 해파리의 외형이 바다탐험대 옥토넛 같은데 나올 수수께끼 심해 생물처럼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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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Vanessa Stenvers, Experimental mining plumes and ocean warming trigger stress in a deep pelagic jellyfish, Nature Communications (2023). DOI: 10.1038/s41467-023-43023-6. 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3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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