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hmania donovani in bone marrow cell. Smear. Parasite. Credit: CDC/Dr. L.L. Moore, Jr.)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기생충이지만, 매년 백만명의 사람을 감염시키는 기생충이 리슈만편모충 (leishmaniasis)입니다. 이들은 흡혈 파리인 모래파리 (sandfly)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피부에 리슈만편모충증을 일으킵니다.
리슈만편모충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21212&cid=40942&categoryId=32799
당연히 사람에 나쁜 기생충이지만, 과학자들은 한 가지 놀라운 특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기생충이 다른 기생충처럼 숙주의 면역 반응을 억제해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통증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생 장소가 내장이 아니라 통각 신경이 많은 피부인데도 통증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은 당연히 과학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리슈만편모충은 사이토카인을 이용해 통증 감각을 무디게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통각 세포에는 많은 사이토카인 수용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염증 반응이 통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압하이 사토스카 (Abhay Satoskar)가 이끄는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연구팀은 면역학적 방법 외에 다른 기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팀은 리슈만편모충이 만드는 항통각 매개체 (anti-nociceptive mediators) 3종을 찾아냈습니다. 내인성 퓨린 (endogenous purines), 아라키돈산 (arachidonic acid), 그리고 엔도카나비노이드 대사물질 (endocannabinoid metabolites)이 그들입니다.
이 물질 가운데 부작용 없이 장시간 통증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이 있다면 새로운 진통제나 국소 마취제 후보 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후보 물질 중에서 어느 것이 통증 억제 효과가 강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증을 억제하는지 후속 연구를 준비 중입니다.
기생충에서 인간을 통증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pain-blocking-parasite-non-opioid-painkillers/
https://www.cell.com/iscience/fulltext/S2589-0042(23)025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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