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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말 대멸종의 원인은 소행성 하나만이 아니다?



 (Deccan Traps large igneous province overview. (A) Present-day distribution of the Deccan Traps in India. Samples investigated in this study come from the WG Escarpment, where the thickest and most complete lava piles are preserved. (B) Schematic volcanostratigraphy for the Main Deccan Volcanic Province (MDVP) in the WG . Ten lava formations and three subgroups are reported along with the number of samples analyzed for each formation. In this list, and in the dataset, we include three samples (D231, D241, and D244) collected at Mahabaleshwar that were previously analyzed by our group. Credit: Science Advances (2023). DOI: 10.1126/sciadv.adg8284)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km 정도의 소행성은 비조류 공룡과 암모나이트, 익룡 등 수많은 중생대 생물들을 멸종시켰습니다. 이 시기 용케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무주공산이 된 지구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해 신생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중생대 말 대멸종의 원인이나 과정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칙술루브 크레이터에 거대한 흔적을 남긴 소행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원인이었는지, 그러면 살아남은 동식물은 대체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두고 여전히 논쟁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맥길 대학의 돈 베이커 교수 (Don Baker, a professor in McGill University's Department of Earth and Planetary Sciences)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소행성 충돌 직전에 발생한 대규모 화산 활동이 중생대 말 대멸종의 다른 원인이라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화산설이야 말로 소행성 충돌설 이전부터 나왔던 고전적인 가설로 지금도 여전히 강력한 증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증거는 인도 데칸 고원을 형성한 거대한 데칸 트랩 (Deccan Trap)입니다.

중생대 말 데칸 트랩에서는 100만 입방제곱미터의 막대한 양의 용암이 분출됐습니다. 이때 나온 황산화물과 각종 화산재가 햇빛을 가려 오랜 시간 화산 겨울 (volcanic winter)을 만들었으리라 추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연구팀은 더 분명한 증거를 찾기 위해 데칸 트랩의 암석 샘플을 분석해 대멸종 20만 년 전에 얼마나 많은 양의 황과 불소가 용암에서 대기로 빠져 나갔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 전에도 전 지구적인 화산 겨울이 생겼을 것이라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맞다면 이미 기후 변화로 인해 힘들었던 지구 생태계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재난을 겪으면서 대량 멸종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비극을 거쳐 포유류의 시대가 도래하고 우리 인간이 진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11-meteorite-clues-demise-dinosaurs.html

Sara Callegaro et al, Recurring volcanic winters during the latest Cretaceous: Sulfur and fluorine budgets of Deccan Traps lavas, Science Advances (2023). DOI: 10.1126/sciadv.adg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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