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Agrist)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농업 분야에서도 이를 응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대 농업은 이미 상당히 기계화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사람의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과일이나 채소처럼 조심해서 수확하지 않으면 망가지는 상품 작물이 그렇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우리 농촌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도 농업 자동화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가운데 일본의 관련 스타트업인 아그리스트 (Agrist)는 매우 독특한 방식의 자동 수확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L 이라는 명칭의 이 로봇은 진짜 L자형으로 생겼는데, 온실 천장에 있는 와이어를 타고 다니면서 독특하게 생긴 팔을 이용해 작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확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대부분의 농업용 로봇이 바퀴를 사용해 땅 위를 다니는 반면 아그리스트의 L 로봇은 천정에 붙어 다니기 때문에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데 문제가 없고 작물에 대한 손상 위험도도 낮은 편입니다.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작물 (이 경우는 피망)을 인식하고 수확하는데, 작업 속도는 빠른 편이 아니지만 하루 12시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온실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는지는 확인해볼 문제입니다. L 로봇은 단순한 구조로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아서 설치에 150만엔 (약 1400만원 정도)이고 수확 후 수확 금액의 10% 정도를 받는 구조인데, 제조사 측에 따르면 수확량이 20%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합니다. 인건비가 그렇게 저렴하지 않고 농촌 인력 부족이 심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제 경제성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그리스트는 농촌에 이 로봇을 임대하는 것 이외에도 자체 농장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농업에서 역할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줄타기 로봇이 새로운 대세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robotics/agrist-l-pepper-picking-robot/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