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은 주로 대장에서 살아가는 공생 미생물로 그 개체수가 사실 인간 세포보다 더 많습니다. 여러 종의 미생물이 인간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기물이나 혹은 소화시키고 남은 물질을 이용해 다양한 대사 산물을 만들어 숙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최근 들어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주요 영향 중 하나는 바로 체중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비만인 사람과 날씬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결과가 아닌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상당수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만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 받은 정상 쥐는 비만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미생물에 비만을 유발하는 인자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 인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100% 모르고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의 과학자들은 85명의 과체중 성인에서 장내 미생물을 얻어 그 이유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미생물이 제공하는 에너지의 양에 그 비결이 있다고 보고 두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는 장에서 대변으로 배출하는 시간이 길어 미생물이 남은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에너지 공급을 더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시간과 무관하게 미생물이 더 효율적으로 유기물을 분해해 더 많은 영양분을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 예상과는 반대로 배출 시간이 짧은 참가자들이 오히려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첫 번째 가설은 부정됐습니다. 반대로 미생물이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추출하는 경우 최대 10% 정도 더 많은 에너지를 우리 몸에 제공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로 인해 최대 9kg 정도 체중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테로이데스 (Bacteroides)에 속하는 미생물이 더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추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추출해 숙주에 제공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에너지가 필요 없고 넘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더 만들어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고맙기는 한데 적당한 선에서 조절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gut-bacteria-energy-extraction-food-obesity-gain-weight/
https://microbiome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40168-022-01418-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