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cella bombylans. Credit: gailhampshire from Cradley, Malvern, U.K./Wikimedia Commons, CC BY)
기후 변화와 인간이 개발에 의한 변화는 생태계에 매우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식물의 식생이 바뀌고 여기에 적응해 살았던 곤충이나 다른 생물들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토지를 개간해 농경지로 사용하거나 아예 도시를 건설하면 더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기록이 대부분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라 장기적인 변화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독일 정부 연구 기관인 홀름홀츠 협회 (Helmholtz Association of German Research Centres)의 티파니 나이트 교수 (Prof. Tiffany Knight)가 이끄는 연구팀은 120년 사이의 꽃가루 매개 곤충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를 발견했습니다.
핀란드에 있는 키틸랴 (Kittilä) 지역에서 (북극권에서 120km 정도 떨어진 북쪽 지방) 1895년에서 1900년 사이 산림학자인 프랜스 실렌 (Frans Silén)이 매우 자세한 꽃가루 매개 곤충에 대한 정보를 남겨 두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2018-2019년 사이 이 지역에서 다시 조사를 벌여 꽃가루 매개 곤충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있었던 식물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있었습니다. 일부 지역에 사람이 들어오긴 했지만, 추운 북쪽 지방이라 기후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변화는 적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꽃가루 매개 곤충 가운데 불과 7%만이 같은 식물에 꽃가루를 옮기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20년전 흔했던 꽃가루 매개 곤충은 꿀벌이 아니라 꿀벌과 비슷하게 생긴 꽃등애 (bumblebee hoverfly (Volucella bombylans))였습니다. 이들은 꿀벌과 비슷하게 생긴 외형으로 천적을 피하는 곤충으로 꿀벌처럼 꿀을 먹고 꽃가루를 옮겨줍니다. 그리고 나방 역시 중요한 꽃가루 매개 곤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쓰리콥스 (Thricops) 속의 파리가 가장 중요한 꽃가루 매개 곤충으로 바뀌었습니다. 120년 전에는 이 지역에 있는 식물에 특화된 곤충이었다면 파리는 다양한 곤충의 꽃가루를 매개할 수 있는 곤충입니다. 기후 변화로 식생이 크게 바뀌고 인간에 의해 환경이 바뀌면 여러 식물에 옮겨가는 곤충이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식물의 꽃가루를 옮기다보니 식물 입장에서는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전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이런 미세한 변화들이 누적되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거나 사리질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서로 깊게 의존하고 있는 생물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1-moths-flies-complex-relationships-pollinators.html
Leana Zoller et al, Plant–pollinator network change across a century in the subarctic,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3). DOI: 10.1038/s41559-022-019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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