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ire salamander. Credit: Jaime Bosch)
생물체의 유전자 가운데는 암세포처럼 스스로 무한 복제되려는 유전자가 존재합니다. 트랜스포존 (transposons) 혹은 점핑 유전자 (jumping gene)은 수평적 유전자 전달을 통해 다른 생물체에게 옮겨간 후 여기서 자신의 유전자를 마구 복사해 DNA의 길이를 늘립니다.
당연히 우리는 트랜스포존의 과다 증식을 막는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다간 DNA에 유전 정보는 거의 없고 트랜스포존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트랜스포존도 유용한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나머지 유전자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최근 엑세터 대학 (MRC Centre for Medical Mycology at the University of Exeter)의 연구팀은 도롱뇽에서 심각한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곰팡이인 Batrachochytrium salamandrivorans에서 숙주에 도움을 주는 트랜스포좀을 발견했습니다.
이 트랜스포좀은 곰팡이 유전자의 무려 19%를 차지하고 있는 데, 이는 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유전자가 뭔가 곰팡이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반복되는 유전자가 곰팡이의 감염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이 곰팡이는 양서류 멸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이를 억제할 방법이 큰 관심사여서 이런 기전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기생하기 위해 건너온 생물이 숙주의 몸 속에서 공생 관계로 진화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트랜스포존의 존재는 유전자도 비슷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굴러온 돌이지만 나에게 도움을 준다면 사실상 나의 일부나 다름 없이 진화한다는 점이 재미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1-genes-fungus-salamanders.html
Theresa Wacker et al, Two-speed genome evolution drives pathogenicity in fungal pathogens of animal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3). DOI: 10.1073/pnas.221263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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