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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이 박쥐를 위험하게 만든다?



 (Graphical abstract. Credit: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2.12.050)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진행되면서 풍력 발전의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력 발전 역시 환경 문제가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야생 조류와 충돌하거나 경로를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 풍력 발전기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오히려 피하기 쉬워지고 있다는 점과 전체 야생 조류 가운데 풍력 발전기와 충돌하는 경우보다는 고층 빌딩이나 고양이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 문제는 아주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 및 야생 연구소 (Leibniz Institute for Zoo and Wildlife Research (Leibniz-IZW))의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다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바로 박쥐입니다. 박쥐는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쥐 역시 날짐승인 만큼 거대한 풍력 터빈에 의해 충돌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유럽에 흔한 박쥐 중 하나인 작은 멧박쥐 (common noctule, Nyctalus noctula)에 GPS를 붙여 이들이 실제로 풍력 발전기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박쥐가 칡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쉽게 터빈을 피해 날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이것이 박쥐 보호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풍력 발전기가 들어선 곳에서는 박쥐가 날아다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충돌이 문제가 아니라 서식지가 사라지면 결국 박쥐도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미 독일에는 3만 기의 풍력 발전기가 존재하며 이 가운데 8%는 숲에 건설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수는 작은 멧박쥐 같은 박쥐 서식처와 겹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박쥐는 초음파로 풍력 발전기를 쉽게 피할 순 있지만, 반대로 이것이 박쥐를 서식처에서 계속 쫓아내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는 앞으로 계속 필요한 일이지만, 연구팀은 가능하면 박쥐가 서식하는 나무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발전기를 건설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지속 가능하고 환경에 이로운 풍력 발전을 위해 우리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박쥐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1-collision-habitat-loss-turbines-forests.html

Christian C. Voigt, Wind energy production in forests conflicts with tree-roosting bats,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2.12.050. www.cell.com/current-biology/f … 0960-9822(22)019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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