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코로나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라는 사실과 징그러운 외모 때문에 박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지만, 사실 박쥐들은 자연 생태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과일을 먹는 박쥐는 식물의 씨앗을 퍼트리는 데 중요하고 나방을 포함해 곤충을 먹는 박쥐는 식물의 해충을 조절하는데 중요합니다.
일리노이 대학의 과학자들은 북미 온대 숲에서 박쥐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실제 나무 묘목에 망을 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그물망은 박쥐는 통과할 수 없지만, 곤충은 통과할 수 있는 크기로 실험군에는 8종의 박쥐를 넣고 대조군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 예상한 대로 박쥐가 없는 나무 묘목은 배고픈 곤충들에게 집중적으로 뜯어 먹혀 잎에 손상이 심했으며 떨어진 잎의 숫자도 많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박쥐가 없는 경우 곤충의 밀도는 3배 정도 많았고 떨어진 잎은 5배 정도 많았습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무는 참나무로 9배나 떨어진 잎이 많았습니다.
사실 박쥐는 식물을 갉아먹는 애벌레를 직접 사냥하기 보다는 성체인 나방 같은 곤충을 잡아 먹습니다. 그런 만큼 박쥐가 있는 나무에는 나방이 접근해 알을 낳기 어렵습니다. 참나무를 비롯한 많은 나무들이 내부에 빈공간과 틈새에 박쥐의 은신처를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이 역시 공생의 사례입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볼 문제는 낮 시간대에는 새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은 다른 시간대에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사실 현재 두 그룹 모두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새의 경우 우리가 낮에 쉽게 보기 때문에 보호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만, 박쥐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 역시 필요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1-young-trees-insect-bugs.html
Elizabeth A. Beilke et al, Bats reduce insect density and defoliation in temperate forests: An exclusion experiment, Ecology (2022). DOI: 10.1002/ecy.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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