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54 - 죽은 별이 중간 질량 블랙홀의 위치를 알려주다


 

(Astronomers discovered a star being ripped apart by a black hole in the galaxy SDSS J152120.07+140410.5, 850 million light years away. Researchers pointed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to examine the aftermath, called AT 2020neh, which is shown in the center of the image. Hubble’s ultraviolet camera saw a ring of stars being formed around the nucleus of the galaxy where AT 2020neh is located. Credit: NASA, ESA, Ryan Foley/UC Santa Cruz)

우리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은하계 곳곳에 태양 질량의 5-100배 정도 되는 항성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전자는 은하계의 물질이 몰리는 장소에서 성장한 것이고 후자는 큰 별의 초신성 폭발 이후 생성된 것으로 이 두 가지 형태의 블랙홀이 가장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사이 질량에 속하는 중간 질량 블랙홀도 드물게 확인했습니다. 태양 질량의 수천 배에서 수십만 배 사이의 질량을 지닌 중간 질량 블랙홀 역시 우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대부분 관측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코펜하겐 대학 닐스 보어 연구소의 샤를로테 앤구스 (Charlotte Angus at the Niels Bohr Institute)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Young Supernova Experiment (YSE) 서베이 중 중간 질량 블랙홀에 의해 일어나는 별 흡수 현상인 TDE (tidal disruption event)를 확인했습니다.

이 중간 질량 블랙홀은 지구에서 8억5000만 광년 정도 떨어진 왜소 은하 중심에서 발생했습니다. 아마도 중심 블랙홀을 지나던 작은 별이 흡수되면서 에너지가 플레어처럼 방출되었을 것입니다. 왜소 은하 중심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중간 질량 블랙홀들은 대부분 흡수하는 물질량이 작아서 현재의 관측 기술로는 관측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TDE가 이를 관측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거대 질량 블랙홀의 성장에 대한 유력한 가설 중 하나는 우주 초기에 형성된 많은 왜소 은하와 중간 질량 블랙홀이 합체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간 질량 블랙홀은 관측이 매우 어려워 실제로 입증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관측은 켁 망원경 및 허블 우주 망원경 같은 여러 개의 지상 및 우주 망원경 (W. M. Keck Observatory in Hawaii, the Nordic Optical Telescope, UC's Lick Observatory,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the Palomar Observatory, and the Pan-STARRS Survey at Haleakala Observatory.)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앞으로 TDE를 이용해 여러 개의 중간 질량 블랙홀을 왜소 은하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은하와 우주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뭔가 쓰고 보니 별을 제물로 바쳐 연구를 하는 듯 하지만, 이 역시 자연의 순리이고 인간은 그것을 이용해 자연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1-death-star-reveals-midsize-black.html

Charlotte Angus, A fast-rising tidal disruption event from a candidate intermediate-mass black hole, Nature Astronomy (2022). DOI: 10.1038/s41550-022-01811-y. www.nature.com/articles/s41550-022-01811-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