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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게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회피하는 톡소플라즈마 기생충


 

(IMAGE: THE IMAGE SHOWS AN IMMUNE CELL THAT HAS BEEN INFECTED BY TOXOPLASMA PARASITES (RED). THE SURFACE OF THE CELL IS COLORED IN GREEN AND THE NUCLEUS OF THE CELL IN BLUE (IMAGE: ANTONIO BARRAGAN).)

톡소포자충 혹은 톡소플라즈마(Toxoplasma gondii)는 매우 성공적인 기생충으로 거의 모든 온혈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전 세계 인구의 30-50%가 이 기생충에 접촉한 적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흔합니다. 하지만 사실 사람은 종숙주가 아닌 중간 숙주입니다. 톡소플라즈마의 종숙주는 고양이로 중간 숙주인 쥐에 감염된 후 쥐의 두려움을 줄여 고양이에게 잘 잡아먹히도록 합니다. 문제는 사람에서도 비슷하게 뇌로 들어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100196396189

다행히 대부분의 톡소플라즈마 감염은 무증상으로 끝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에이즈 환자나 백혈병 및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기타 면역이 많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워낙 흔한 기생충 감염일 뿐 아니라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생각보다 쉽게 회피하면서 장기간 잠복해 있을 수 있어 그 비결이 무엇인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의 연구팀은 이 작은 기생충이 매우 영리한 방법으로 우리의 면역 시스템을 속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톡소플라즈마 같은 기생충이 몸에 침투해 조직 안으로 들어가면 대식세포(macrophage)가 가만히 있지 않고 이런 침입자들을 공격해 먹어 버리거나 파괴합니다.

대식 세포의 물리적 공격에는 톡소플라즈마도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이 기생충은 대식세포 안으로 GRA28이라는 물질을 주입합니다. 그러면 유전자 발현이 바뀌면서 대식세포가 또 다른 면역 세포인 수지상 세포 (dendritic cell) 처럼 변형됩니다.

수지상 세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568823&cid=61233&categoryId=61233

수지상 세포도 면역 반응에 중요한 세포이지만, 직접 침입자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항원을 T 세포 등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조직에서 벗어나 림프절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엉뚱한 작업을 하도록 면역 시스템을 해킹하는 것입니다. 이미 항원을 인식한 상태에서 굳이 불필요하게 다시 인식할 이유가 없는데도 우리 면역 시스템은 톡소플라즈마 항원만 인지하고 직접 공격하기는 어렵게 됩니다.

이런 놀라운 방법을 통해 톡소플라즈마는 여러 동물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자연의 놀라운 적응 능력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toxoplasma-gondii-parasite-infection-trojan-horse/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969386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93131282200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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