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ide view of a fruit fly eye, with a rubber-band like retinal muscle highlighted in red. Credit: Igor Siwanowicz)
초파리는 매우 작은 곤충이지만, 뛰어난 비행 능력과 감각 기관을 지닌 생물입니다. 예를 들어 초파리의 광수용체 뉴런은 6000개에 불과하지만, 1억5천만 개를 지닌 사람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초파리의 눈은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작은 눈이 모여서 구성된 겹눈 구조입니다. 매우 가볍고 튀어나온 공모양 등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대신 해상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초파리처럼 작은 곤충은 눈도 작을 수밖에 없어 그 한계는 명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록펠러 대학의 과학자들은 초파리의 눈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초파리는 사람처럼 안구를 움직일 수 없고 대신 머리나 몸을 움직여 사물을 감지 합니다. 그런데 눈은 못 움직여도 망막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구조는 거미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초파리의 눈에는 두 개의 작은 근육이 붙어 있는데 이 근육은 망막을 위 아래 혹은 앞 뒤로 움직이게 합니다. (물론 겹눈 하나가 아니라 눈 전체의 망막을 잡아당긴다는 의미) 연구팀은 초파리의 머리를 고정하고 파노라믹 LED 스크린에 정지 및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망막의 움직임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초파리는 화면 안의 사물을 망막을 움직이면서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을 때도 초파리의 망막은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이는 인간에서 볼 수 있는 미세환속운동 (microsaccades)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의 눈은 정지한 사물을 볼 때도 계속 미세하게 움직이는 데 시각 수용체의 신호가 둔화되어 사물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초파리 역시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놀라운 사실은 초파리가 망막을 움직여 움직이는 좁은 틈새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파리의 눈은 거리를 측정하기 어렵지만, 망막의 움직임을 통해 통과할 수 있는 틈과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지만 놀라운 곤충인 초파리에 대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fruit-flies-move-reti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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