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다행히 흔한 암종은 아니지만, 일당 생기면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위험한 암입니다. 수술하기 어려운 위치일 뿐 아니라 주변에 다른 장기가 많아 주변 침윤이 잘 이뤄져 완전 절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항암 방사선 치료 역시 효과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췌장이 그렇게 큰 장기가 아니라 몸 전체에 투여하는 항암제는 효율이 떨어지고 방사선 치료 역시 몸 안쪽 깊이 있는 장기라서 주변 장기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듀크 대학의 연구팀은 새로운 종류의 근접치료(brachytherapy)를 개발했습니다. 근접치료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바늘이나 카테터 등에 넣고 암 조직에 넣어 직접 방사선을 쬐게 하는 방식의 치료법입니다. 이미 췌장암에서 시도되고 있으나 대부분 암의 성장을 잠시 멈추거나 종양의 크기를 좀 줄이는 정도의 효과만 있습니다.
연구팀은 과거 사용되던 티타늄 용기를 대신할 방법으로 말랑말랑한 elastin-like polypeptides (ELPs)을 선택했습니다. 티타늄은 멀리까지 가는 다른 방사선 대신 감마선만 통과시켜 조직을 보호할 수 있으나 치료 효과는 높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ELPs에 이미 갑상선암 치료 목적 혹은 진단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요오드 동위원소인 I-131을 결합시켜 실험 동물의 췌장암에 주입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ELPs는 상온에서 안정적인 젤 형태로 존재하며 한 위치에 고정되지만, 방사선은 모두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동시에 널리 쓰이는 항암제인 파클리탁셀 (Paclitaxel)을 알루미늄 나노입자에 입혀 주입했습니다.
그 결과 실험 동물에서 100%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3/4에서 관찰 기간의 80%에서 암이 사라지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비슷한 형태의 동물 실험 가운데 가장 우수한 효과라서 주목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사선 바이오젤은 다른 암종에서도 사용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무해한 제논과 다른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만큼 다시 회수할 필요 없이 종양 바로 옆에서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 한데 실제 임상 시험을 거쳐 임상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10-gel-like-radioactive-tumor-implant-obliterates.html
Jeffrey L. Schaal et al, Brachytherapy via a depot of biopolymer-bound 131I synergizes with nanoparticle paclitaxel in therapy-resistant pancreatic tumours,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2022). DOI: 10.1038/s41551-022-00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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