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것은 면역력 유지에 중요합니다. 우리 몸이 면역세포와 항체 같은 면역 물질을 만들기 위햐서는 상당한 양의 영양소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양 실조 상태에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고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시드니 대학과 중국 선전 의과 대학(Shenzhe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과학자들은 충분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영양소가 편중된 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경우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 비슷한 열량과 영양분을 지닌 고도 가공 식품과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먹이고 인플루엔자에 노출시켰습니다. 그 결과 통곡물 식단을 먹은 쥐는 모두 회복하고 생존했지만, 가공 식품을 먹은 쥐는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초기 면역 반응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복기에서 반응이 달랐습니다. 통곡물 식단을 먹은 쥐는 식욕이 올라가고 생리적 기전이 회복되었지만, 가공식품을 먹은 쥐는 식욕이 감소하고 생리적인 기전이 붕괴되면서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는 인터페론 감마 (IFN-γ)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물론 인간이 먹는 가공 식품은 쥐의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같은 모양을 지닌 연구용 사료를 개발해 실험군과 대조군에 각각 먹였습니다. 두 그룹의 쥐들은 인플루엔자 노출 전에는 모두 사료를 잘 먹었기 때문에 사료 선호도에 따른 차이는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칼로리는 높아도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 섬유가 적은 가공식품이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공식품 섭취가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비만, 암 등 만성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급성 감염병에 대한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다만 사람에서도 그런지를 검증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물론 고도 가공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경우 아무래도 열량이 매우 많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당뇨 고혈압과 각종 만성 질환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인플루엔자나 코로나 19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 취약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다만 만성 질환과 별개로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11-lab-mice-fed-food-fare.html
Taylor A. Cootes et al, The quality of energy- and macronutrient-balanced diets regulates host susceptibility to influenza in mice, Cell Reports (2022). DOI: 10.1016/j.celrep.2022.11163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