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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991 - 화성 표면 아래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구 박테리아



 (Deinococcus radiodurans (affectionately known as “Conan the Bacterium”) is particularly well-suited to surviving Mars' harsh environment. In experiments, it survived astronomical amounts of radiation in the freezing, arid environment. Credit: Michael J. Daly/USU)



(Deinococcus radiodurans (affectionately known as “Conan the Bacterium”) is particularly well-suited to surviving Mars' harsh environment. In experiments, it survived astronomical amounts of radiation in the freezing, arid environment. Credit: Michael J. Daly/USU)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생명체의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나 유기물이 있을지도 모르는 빙하 아래나 지하 깊숙한 곳을 탐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로버에 의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화성의 대부분은 아직 탐사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화성 지표를 뚫고 샘플을 구할 수 있는 엑소마스 (ExoMars) 로버 같은 새로운 탐사선을 보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반대로 표면이 강력한 방사선 환경과 건조하고 추운 환경을 피할 수 있는 환경에 지구 박테리아가 오염될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철처한 살균 작업을 거쳐 우주로 보내긴 하지만, 100% 멸균 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경우 미지의 화성 세균이 존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USU의 마이클 달리 교수(Michael Daly, a professor of pathology at 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 (USU) and member of the National Academies' Committee on Planetary Protection)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 존재하는 방사선 및 극한 환경 내성 박테리아가 화성의 지표 바로 아래층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화성의 표면은 적도에서도 온도가 영하 63도까지 떨어지고 매우 건조한 환경이라 일반적인 지구 미생물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선입니다. 인간도 오래 노출되면 위험한데, 인간처럼 단단한 피부가 없는 미생물은 더 위험합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인간도 견딜 수 없는 고방사선 환경에서 생존하는 박테리아가 존재합니다. 연구팀은 여섯 종의 박테리아와 균류를 화성 토양 아래와 유사한 환경에서 키워 이중 누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의 박테리아가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극한 환경에서 생존 능력으로 기네스 북에 오른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 (Deinococcus radiodurans)입니다.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는 방사선에 의해 DNA가 손상되어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어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달리 교수는 여기에 더해 망간 항산화물질이 방사선 손상을 막아주는 강력한 기전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방사선 내성 기전 덕분에 데이노콕쿠스는 25,000 gray의 방사선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는 화성 표면 바로 아래서 120만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만약 좀 깊은 곳에 있다면 12만 gray의 방사선 피폭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견딜 수 있는 것과 증식하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화성의 낮은 표면 온도 때문에 이 박테리아들은 설령 오염되었다고 해도 동결 건조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운석 충돌 같은 이벤트로 온도가 올라가 액체 상태의 물이 나오면 더 깊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증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드릴로 땅을 뚫는 과정에서 화성의 고방사선 환경에 적응한 토종 박테리아가 샘플 회수 임무를 통해 지구로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후자의 경우 잘 관리만 되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과학적 성과가 될 수 있으나 잘 몰랐던 상태에서 지구 환경에 화성 박테리아나 심지어 바이러스가 노출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본격적인 유인 탐사 임무 이전에 화성 표면 및 지하 환경에 대한 더 상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화성 테라포밍 때 이런 박테리아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활발한 연구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0-ancient-bacteria-lurk-beneath-mars.html

https://en.wikipedia.org/wiki/Deinococcus_radiodurans

Effects of desiccation and freezing on microbial ionizing radiation survivability: Considerations for Mars sample-return, Astrobiology (2022). DOI: 10.1089/ast.2022.0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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