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ic reconstruction of Jeholornis in life. Credit: Michael Rothman)
(Reconstruction of Jeholornis's skull, showing the bony rings around its eye. Credit: Han Hu et al)
(3D reconstruction of Jeholornis's brain. Credit: Han Hu et al)
초기 조류는 공룡과 현생 조류에 중간 쯤에 해당하는 뇌를 지니고 있었다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발견된 제홀로르니스 (Jeholornis)는 까마귀 크기의 원시적인 백악기 초기 조류로 1억2000만년 전 지층에서 많은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제홀로르니스는 과일을 먹은 가장 오래된 조류의 증거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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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의 한 후 (Han Hu)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홀로르니스의 가장 완벽한 두개골 표본을 3D CT로 복원해 뇌의 형태를 분석했습니다. 제홀로르니스를 비롯한 중생대 원시 조류는 대부분 크기가 작고 뼈가 매우 가벼운 편이라서 사실 온전한 형태로 보존되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작은 머리는 대부분 압력에 의해 변형되어 본래 형태를 정확히 복원하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가장 변형이 적게 된 화석 표본을 분석해 그 안에 들어 있는 뇌의 형태를 복원했습니다. 다행히 인간부터 도마뱀에 이르기까지 사지류의 뇌는 어느 정도 기본 형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뇌실 안에 들어 있는 뇌의 모습을 복원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복원 결과 제홀로르니스의 뇌는 현생 조류와 파충류나 비조류 공룡의 중간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후각을 처리하는 부분의 크기는 큰 편인데, 시력을 담당하는 부분은 크기가 작았습니다. 이는 먹이를 찾을 때도 시각보다 후각에 의존했음을 시사합니다.
제홀로르니스가 살았던 시기의 열매들은 지금처럼 시각적으로 화려한 것이 아니라 복원도처럼 수수한 느낌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냄새를 통해 새나 동물을 유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조류가 흔해지면서 더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 효과가 중요해지지만, 아직 백악기 초기에는 이런 공진화가 덜 이뤄진 상태였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제홀로르니스의 눈에 있는 공막 고리 (scleral ring)을 분석해 제홀로르니스가 밤보다는 낮에 잘 보였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현생 조류보다는 서툴지만 하늘을 날면서 먹이를 구하기에는 밤보다 낮이 더 좋은 환경입니다. 밤에도 사냥할 수 있는 부엉이 같은 조류는 상당히 나중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번 발견은 제홀로르니스 같은 초기 백악기 조류가 현생 조류와 비조류 공룡의 중간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으로 보여줍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화려한 색상의 과일이나 이를 먹는 새 모두 사실 오랜 공진화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0-fossil-bird-skull-reconstruction-reveals.html
Han Hu et al, Cranial osteology and palaeobiology of the Early Cretaceous bird Jeholornis prima (Aves: Jeholornithiformes),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2022). DOI: 10.1093/zoolinnean/zlac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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