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046 - TESS 가 밝힌 기묘한 외계 행성 KELT-9 b의 미스터리


(Illustration shows how planet KELT-9 b sees its host star. Over the course of a single orbit, the planet twice experiences cycles of heating and cooling caused by the star's unusual pattern of surface temperatures. Between the star's hot poles and cool equator, temperatures vary by about 1,500 F (800 C). This produces a "summer" when the planet faces a pole and a "winter" when it faces the cooler midsection. So every 36 hours, KELT-9 b experiences two summers and two winters.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Chris Smith (USRA))


 나사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존 알러 (John Ahlers, an astronomer at Universities Space Research Association in Columbia, Maryland, and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가 이끄는 천문학자팀이 나사의 TESS 데이터를 이용해 매우 독특한 외계 행성의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KELT-9 b 는 2017년 발견된 외계 행성으로 지구에서 670광년 떨어져 있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입니다. 대략 목성보다 1.8배 크고 2.8배 무거운 행성으로 공전 주기는 36시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KELT-9 b는 사계절이 뚜렷한 행성입니다. 그 비결은 독특한 공전 궤도에 있습니다. 


 KELT-9 b는 일반적인 행성과 달리 극궤도를 공전합니다. 태양계의 행성처럼 태양의 적도명에 모인 것이 아니라 90 비틀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지구에서 봤을 때 KELT-9 b는 모항성의 극지방을 가리는 독특한 궤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KELT-9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별의 공전주기는 16시간에 불과해 태양의 1/38에 불과합니다. 덕분에 태양의 두배애 달하는 별은 적도 부분이 부풀어 오른 타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적도 부근을 지날 때 행성이 가장 뜨거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극지방의 온도가 가장 뜨겁습니다. 


 KELT-9 b는 뜨거운 별에 가깝기 때문에 지구에 비해 44,000배나 많은 표면 에너지를 받으며 평균 표면 온도가 섭씨 4300도에 달해 역대 가장 뜨거운 외계 행성중 하나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은 연간 변동도 심해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가 섭씨 800도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9시간 주기로 겨울 - 여름 - 겨울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영상 참조) 물론 이 정도 거리에서는 지구 달처럼 조석 고정이 일어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기 때문에 하루 중 변동이라고 해도 똑같습니다. 




(동영상) 


 TESS는 2018년 7월 18일부터 9월 11일까지 2분 간격으로 밝기를 측정해 KELT-9 b의 식현상을 27회 관측해 이 별난 외계 행성의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TESS가 새로운 외계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알려진 외계 행성의 연구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입니다. 앞으로의 활약 역시 기대합니다. 


 참고 



John P. Ahlers et al, KELT-9 b's Asymmetric TESS Transit Caused by Rapid Stellar Rotation and Spin–Orbit Misalignment, The Astronomical Journal (2020). DOI: 10.3847/1538-3881/ab8fa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