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ropical reef in the Czech Republic, 409 million years ago: Radotina, one of the most primitive jawedvertebrates with teeth, emerges from its hiding place in the empty shell of a giant nautiloid to hunt for food. Credit: Jan Sovak)
(Skull of a primitive jawed vertebrate Radotina tesselata from the Devonian of the Czech Republic. Credit: Vít Lukáš, National Museum, Prague)
척추동물의 이빨은 아주 오래전 진화된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사실 모든 척추동물이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유래된 같은 형태의 이빨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지류와 경골어류의 경우 턱에 연결된 단단한 이빨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경우 상아질 (dentine) 위에 더 단단한 에나멜질이 있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단단한 이빨을 구성합니다.
반면 단단한 뼈가 없는 상어 같은 연골 어류는 피부에 연결된 상아질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상어는 표피에도 단단한 상아질 성분이 있어 몸을 갑옷처럼 보호합니다. 그럼에도 상어나 인간 같은 유악류는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빨은 안쪽에서 생성된 후 앞으로 이동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인간의 경우 약간 변형되어 유치 아래 영구치가 생겼다가 이를 교체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 기원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체코, 프랑스, 영국 등의 국제 과학자팀이 체코에서 발견된 4억 900만년 전의 원시적인 판피류 (placoderm, 단단한 갑옷을 지닌 초기 유악류)의 일종인 아칸소소라시드 (acanthothoracid)의 이빨을 분석했습니다. 판피류는 경골어류나 연골어류 이전에 등장한 매우 초기 어류이기 때문에 여기에 척추동물 초기 이빨 진화의 비밀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오래된 화석 이빨의 내부 구조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선 시설 (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ESRF)의 설비를 이용해서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모그라피 (synchrotron microtomography) 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이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전자를 이용해 물체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엄청난 고에너지로 작은 화석 이빨 내부를 들여다보자 이 이빨이 피부가 아닌 턱뼈에 붙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현생 사지류 및 경골어류와 같은 특징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상어 같은 연골 어류가 원시적인 어류가 아니라 사실은 독자 진화를 이룩한 다른 무리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가장 원시적인 종류인 판피류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판피류 가운데서 아르소디라 (Arthrodira) 같은 다른 원시적인 무리는 이빨이 밖에서 자라나는 등 현생 유악류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초기 이빨의 진화가 여러 방향으로 일어났으며 일부만이 생존해 현생 유악류에 전달되었음을 시사합니다.
턱에 단단하게 고정된 이빨의 등장은 유악류의 진화에서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덕분에 강력한 포식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죠. 인간의 경우 입과 이빨 모두 작아졌지만, 여전히 튼튼한 이빨 덕분에 뭐든지 먹을 수 있는 잡식 동물로 거듭났습니다. 이는 모두 오래전 턱에 단단히 고정한 이빨을 진화시킨 선조 덕분일 것입니다.
참고
V. Vaškaninová el al., "Marginal dentition and multiple dermal jawbones as the ancestral condition of jawed vertebrates," Science (2020). science.sciencemag.org/lookup/ … 1126/science.aaz9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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