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048 - 딥러닝으로 밝혀낸 우리 은하의 이방자들



(Still from a simulation of individual galaxies forming, starting at a time when the Universe was just a few million years old. Credit: Hopkins Research Group, Caltech)


 우리 은하 같은 대형 은하는 다른 은하와 합체를 반복하면서 지금처럼 커졌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 은하에서 발견되는 충돌의 흔적이나 다른 은하의 충돌 및 성장 과정을 관측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은하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은하 충돌의 흔적이 여러 곳에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큰 은하 합체만이 아니라 작은 왜소 은하의 충돌 및 흡수 역시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칼텍의 리나 네시브 (Lina Necib, a postdoctoral scholar in theoretical physics at Caltech)와 여러 연구 기관의 동료 과학자들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Gaia) 데이터와 슈퍼컴퓨터, 그리고 딥러닝의 도움을 받아 과거 우리 은하와 충돌한 왜소 은하의 흔적이 남긴 별의 흐름인 닉스 (Nyx)를 찾아냈습니다. 


 가이아는 우리 은하에 있는 수많은 별들의 3차원적 위치, 이동 방향, 스펙트럼 등 주요 정보를 담은 데이터 베이스를 작성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여러 가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 전 은하 충돌로 형성된 가이아 소시지라는 구조물이 그것입니다. 




 칼텍의 연구팀은 2014년부터 FIRE (Feedback In Realistic Environments)라는 실제 은하와 근접한 시뮬레이션 은하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은하 충돌과 성장, 진화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본래 은하에 속해 있지 않고 충돌 흡수된 왜소 은하의 별이 주변 별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은하에서 이주한 별의 경우 이동 속도나 방향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을 가이아 데이터에서 일일이 비교 분석해서 왜소 은하에서 유래된 별을 수작업으로 찾아내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수백만개의 별의 위치와 궤도를 일일이 비교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하버드 대학의 브라이언 오스티크(Bryan Ostdiek)의 도움을 받아 딥러닝 기법을 데이터 분석에 활용했습니다. 오스티크는 과거 LHC에서 나온 막대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처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연구에 사용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FIRE 시뮬레이션 데이터로 외부에서 유래한 별에 대해서 학습했습니다. 이후 가이아 소시지 같이 이미 알려진 외부 충돌 구조에 대해서 알고리즘의 성능을 검증한 후 태양 주변에 있는 별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50개의 별의 흐름이 은하 디스크에서 공전하면서 동시에 은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별들은 왜소 은하가 흡수되면서 길게 늘어나 우리 은하 사이를 흐르는 별의 강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별들에 대해서 지상의 망원경을 이용해서 추가 관측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여러 과학 연구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과학자들이 다뤄야할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이런 응용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Lina Necib et al, Evidence for a vast prograde stellar stream in the solar vicinity,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131-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