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from a simulation of individual galaxies forming, starting at a time when the Universe was just a few million years old. Credit: Hopkins Research Group, Caltech)
우리 은하 같은 대형 은하는 다른 은하와 합체를 반복하면서 지금처럼 커졌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 은하에서 발견되는 충돌의 흔적이나 다른 은하의 충돌 및 성장 과정을 관측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은하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은하 충돌의 흔적이 여러 곳에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큰 은하 합체만이 아니라 작은 왜소 은하의 충돌 및 흡수 역시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칼텍의 리나 네시브 (Lina Necib, a postdoctoral scholar in theoretical physics at Caltech)와 여러 연구 기관의 동료 과학자들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Gaia) 데이터와 슈퍼컴퓨터, 그리고 딥러닝의 도움을 받아 과거 우리 은하와 충돌한 왜소 은하의 흔적이 남긴 별의 흐름인 닉스 (Nyx)를 찾아냈습니다.
가이아는 우리 은하에 있는 수많은 별들의 3차원적 위치, 이동 방향, 스펙트럼 등 주요 정보를 담은 데이터 베이스를 작성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여러 가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 전 은하 충돌로 형성된 가이아 소시지라는 구조물이 그것입니다.
칼텍의 연구팀은 2014년부터 FIRE (Feedback In Realistic Environments)라는 실제 은하와 근접한 시뮬레이션 은하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은하 충돌과 성장, 진화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본래 은하에 속해 있지 않고 충돌 흡수된 왜소 은하의 별이 주변 별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은하에서 이주한 별의 경우 이동 속도나 방향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을 가이아 데이터에서 일일이 비교 분석해서 왜소 은하에서 유래된 별을 수작업으로 찾아내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수백만개의 별의 위치와 궤도를 일일이 비교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하버드 대학의 브라이언 오스티크(Bryan Ostdiek)의 도움을 받아 딥러닝 기법을 데이터 분석에 활용했습니다. 오스티크는 과거 LHC에서 나온 막대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처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연구에 사용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FIRE 시뮬레이션 데이터로 외부에서 유래한 별에 대해서 학습했습니다. 이후 가이아 소시지 같이 이미 알려진 외부 충돌 구조에 대해서 알고리즘의 성능을 검증한 후 태양 주변에 있는 별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50개의 별의 흐름이 은하 디스크에서 공전하면서 동시에 은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별들은 왜소 은하가 흡수되면서 길게 늘어나 우리 은하 사이를 흐르는 별의 강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별들에 대해서 지상의 망원경을 이용해서 추가 관측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여러 과학 연구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과학자들이 다뤄야할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이런 응용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Lina Necib et al, Evidence for a vast prograde stellar stream in the solar vicinity,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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