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중요한 이론 중에 하나는 빅뱅 직후 생성된 원시 블랙홀 (Primordial black holes)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초거성 폭발이나 은하 중심에서 생성된 블랙홀이 아니라 빅뱅 직후 작은 질량의 물질이 압축되어 생긴 원시 블랙홀은 지구보다 작은 것은 물론 이론적으로 1억분의 1kg 만큼 질량이 작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론적인 존재일 뿐 아직 누구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태양계에도 이론적으로 존재가 예측되었지만, 실제로 관측에 성공한 적이 없는 천체가 있습니다. 바로 태양계의 9번재 행성입니다. 해왕성 궤도 너머에 아직 우리가 관측하지 못한 미지의 행성이 주장은 이전부터 나왔지만, 오랜 세월 관측을 못했고 나사의 WISE 데이터와 다른 여러 관측 데이터에서도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관심이 시들해졌습니다. 하지만 태양계 외곽 천체들의 이상한 궤도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다시 과학계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9번째 행성을 관측하지 못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이유 때문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실은 행성이 아니라 원시 블랙홀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력은 행사하지만, 실제로 관측하기는 매우 어려운 천체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관측을 통해 증명할 방법이 없다면 과학 연구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관측해서 검증하거나 반대로 존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과 블랙홀 이니셔티브 (Black Hole Initiative (BHI))의 연구팀은 현재 건설 중인 차세대 망원경인 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 (LSST)이 원시 블랙홀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LSST는 8.4m 지름 주경을 지닌 망원경으로 32억 화소 카메라를 이용해 10년에 걸쳐 370억 개의 은하와 별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LSST는 하루에 20TB의 거대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SST의 뛰어난 감도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슈퍼 지구 수준의 질량을 지닌 블랙홀을 관측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오르트 구름에 이 블랙홀이 있다면 한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르트 구름 천체가 블랙홀에 흡수될 때 나오는 플레어를 관측하면 그 특성을 분석해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신호를 포착한다면 9번째 행성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매우 큰 과학적 성과가 될 것입니다. 우주 생성 이론은 물론 암흑 물질 등 우리가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미스터리의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100% 아니라고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이제 거의 완성 단계인 LSST가 과학계를 뒤집어 놓을 놀라운 관측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