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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049 - 갑자기 사라진 블랙홀 코로나



(Left: a regular corona, shining bright around a black hole. Right: A faded corona, such as the one seen for the first time in the new study. Credit: NASA/JPL-Caltech)



 블랙홀, 특히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은 엄청난 물질이 밀집해 있고 극단적인 중력이 지배하며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 방출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가 뿜어져나오는 장소입니다. 그런 만큼 매우 극단적인 물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최근 천문학자들인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극단적인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지구에서 1억 광년 떨어진 1ES 1927+654는 활동성 은하핵 (Active Galactic Nuclei (AGN))으로 지구에서도 쉽게 관측이 가능한 강력한 제트를 내뿜는 블랙홀을 지니고 있는 은하입니다. 이 활동성 은하핵은 뜨거운 온도로 가열된 주변 물질들이 초고온 상태로 존재하는 블랙홀 코로나 (corona)를 쉽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2018년 3월에 전례 없는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우주를 자동으로 관측하는 기기 중 하나인 All-Sky Automated Survey for Super-Novae (ASSASN)에 1ES 1927+654의 밝기가 갑자기 40배 밝아진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본래 매우 밝은 천체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이 블랙홀의 밝기가 갑자기 1만배 어두워져 거의 관측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다시 본래 밝기로 돌아가기 까지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MIT의 에린 카라(Erin Kara)를 포함한 국제 천문학자팀은 이 미스터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현상은 별 하나가 통채로 블랙홀로 흡수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삽시간에 블랙홀로 흡수된 별은 강착원반과 블랙홀 주변에서 찢긴 후 차례대로 흡수되는데, 한번에 너무 많은 물질이 들어가 블랙홀 주변 물질의 흐름을 방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코로나가 아예 파괴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갑자기 어두워진 후 코로나가 복원되면서 본래 밝기를 찾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블랙홀 주변 코로나 구조에 대한 더 상세한 관측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차세대 망원경이 등장하면 이 가설에 대한 검증이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무튼 블랙홀 주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라고 하니 역시 코로나 19부터 생각나네요 ㅠㅠ)



 참고 



https://newatlas.com/space/black-hole-corona-vanish/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2041-8213/ab91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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