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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지방 세포는 시간에 따라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 BruceBlaus. Blausen.com staff (2014). "Medical gallery of Blausen Medical 2014". WikiJournal of Medicine 1 (2). DOI:10.15347/wjm/2014.010. ISSN 2002-4436. )


  인간 지방 세포가 나이가 듦에 따라 지방 분해 (lipolysis, 중성지방을 지방산으로 분해해서 혈액으로 방출)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지방 세포와 조직의 기능도 노화되어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는 잘 입증되어 있지만, 인간에서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의 과학자들은 드문 실험 연구를 통해 사람에서 나이가 들면서 지방 세포의 지방 분해 능력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30-35세 사이 여성 자원자를 모집해 식사 전, 식사 후, 식사 중 지방 샘플을 확보한 후 13년 후 같은 사람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지방 샘플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나이가 듦면 지방 세포의 지방 분해 능력이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먹는 양을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살이 찔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지방 세포는 그냥 지방만 담고 있는 주머니가 아니라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반응하는 능동적인 세포로 인체 대사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공복 상태가 지속될 때 지방을 빠르게 분해해 에너지를 공급하면 허기를 덜 느끼고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듯 지방 세포가 비만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제대로 그 할일을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나이가 듦에 따라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이유까지 밝히진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지방 세포의 기능을 유지할 방법을 알아낸다면 새로운 비만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 연구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방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여줬을 뿐이지 무조건 비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주의하지 않으면 뱃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참고 


Hui Gao et al. Age-Induced Reduction in Human Lipolysis: A Potential Role for Adipocyte Noradrenaline Degradation, Cell Metabolism (2020). DOI: 10.1016/j.cmet.2020.0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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