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ntic horseshoe crab at St. Lucie County Marine Center in Fort Pierce, St. Lucie County, Florida, U.S.A. © Hans Hillewaert)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투구게는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환경 오염이나 인간의 남획도 문제지만, 투구게의 혈액이 중요한 진단 시약으로 쓰이기 때문에 이를 잡는 과정에서 많은 수의 투구게가 희생당하는 것입니다.
대서양 투구게 (Atlantic horseshoe crab, Limulus polyphemus) 의 혈액 속에는 amebocytes하는 면역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에서 Limulus Amebocyte Lysate (LAL)라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LAL은 패혈증을 일이키는 그람 음성균의 liposaccharide toxin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의료 기기의 오염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LAL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야생 투구게를 잡아 혈액을 채취한 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포획 과정 및 수송 과정, 채취 과정에서 30%의 투구게가 죽을 뿐 아니라 투구게 공급도 불안정해서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LAL를 대체할 물질을 찾는 것이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입니다. 그래서 케플레이 바이오시스템스 (Kepley BioSystems)가 이끄는 연구팀은 의료용 투구게 양식을 개발했습니다.
이 양식 시스템에서 다 자란 투구게는 조심스럽게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심장 주위에 관을 넣어 혈액을 빼냅니다. 그리고 다시 회복한 후 혈액을 채취하게 됩니다. 그물 등을 이용해서 투구게를 잡는 방법보다 훨씬 안전하고 사망률도 0%에 가까울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야생 투구게를 잡을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투구게 보호에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4.5만 마리의 양식 투구게만 있으면 전세계에서 필요한 LAL를 모두 공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혈액을 채취당하는 투구게에게는 좋은 방법이 아니겠지만, 인간과 야생 투구게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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