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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021 - 인터스텔라 천체 오무아무아의 생성 과정을 밝히다


(This illustration shows the tidal disruption process that can give rise to 'Oumuamua-like objects. Credit: NAOC/Y. Zhang)

(An 'Oumuamua-like object produced by a simulation of the tidal disruption scenario proposed by Zhang and Lin. Credit: NAOC/Y. Zhang; (background: ESO/M. Kornmesser)

(An artist's impression of 'Oumuamua formation. Credit: YU Jingchuan from Beijing Planetarium)


 2017년 태양계를 방문한 외계 소행성인 오무아무아 ('Oumuamua)는 과학계는 물론 일반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예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오무아무아의 관측 결과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천체가 생성되고 우주를 떠도는 외계 소행성이 된 이유에 대해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무아무아는 100-1000m 사이의 길쭉한 소행성으로 혜성과 비슷한 구성을 지녔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매우 건조하고 단단한 천체였습니다. 과학자들은 오무아무아가 자신의 항성계에서 튕겨나온 이유가 오르트 구름 같이 멀리 있던 천체가 모항성 근처로 너무 가깝게 끌려갔다가 중력 도움으로 큰 가속도를 얻어 탈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무아무아의 모습은 오르트 구름 천체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특히 길쭉한 외형은 큰 미스터리였습니다. 


 중국 국립 천문 관측소의 윤 장과 캘리포니아 대학의 더글러스 N.C. 린 (First author Yun Zhang at the National Astronomical Observatories of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and coauthor Douglas N. C. Lin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은 조석교란 (tidal disruption) 가설을 주장했습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오무아무아가 모항성에 너무 가까이 다가면서 천체가 중력 차이에 의해 길쭉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석교란 혹은 조석파괴는 블랙홀 같이 강한 중력을 지닌 천체에 가까이 다가간 물체가 중력원에서 가까운 위치와 먼 위치의 중력 차이가 생기면서 잡아 당겨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래는 오르트 구름 천체와 비슷하게 휘발성 성분이 많은 천체도 이 과정에서 부서지고 늘어난 후 휘발성 물질이 증발해 버리면 길쭉하고 건조한 천체가 남게 되는 것입니다. 


 꽤 그럴 듯한 주장이지만, 오무아무아의 관측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검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오무아무아와 비슷한 인터스텔라 천체의 일반적인 생성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더 자세한 관측 결과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작은 소행성을 멀리서 상세히 관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외계 소행성이 지구를 방문했을 때 따라잡아 관측하는 형태의 탐사선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하나 둘씩 외계 소행성과 혜성이 발견되면서 이들의 비밀 역시 풀리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 


Tidal fragmentation as the origin of 1I/2017 U1 ('Oumuamua),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065-8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0-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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