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MS researcher Mark Meekan swimming with a whale shark. Credit: Wayne Osborn)
(A whale shark vertebra from Pakistan, in cross section, showing 50 growth bands. Credit: Paul Fanning, Pakistan node of the UN Food and Agricultural Organisation)
고래 상어는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류입니다. 그런 만큼 수명도 길어서 일부 연구자들은 100년 이상 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뼈가 적은 연골어류의 나이 추정은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물고기의 나이 추정은 이석 (otoliths)을 통해 이뤄지는데, 연골어류는 이석이 없기 때문에 척추뼈의 나이테 같은 성장선을 이용해서 나이를 추정합니다. 하지만 나이테와 달리 성장선은 1년 간격으로 생기는지 아니면 6개월 간격으로 생기는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럿거스 대학의 조이스 옹 (Joyce Ong from Rutgers University)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 문제의 해결책을 뜻밖의 장소에서 찾았습니다. 바로 1950-60년대 이뤄진 핵실험입니다. 당시 공중 및 지상 핵실험을 통해 상당량의 방사선 동위원소가 자연계로 흘러들어갔는데, 연구팀은 이중에서 탄소 14의 함량을 측정해 특정 기간 동안 고래 상어의 성장선이 생기는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기에 살았던 고래 상어의 표본 두 개를 대만과 파키스탄에서 구해 탄소 14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표본 중 하나의 나이를 50세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고래 상어의 나이를 처음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고래 상어가 인간 만큼 오래 살 수 있다는 증거를 확인한 셈이기도 합니다.
물론 냉전 시대에 이뤄진 핵실험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를 유발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 뜻밖의 도움이 된 것이죠. 그래도 인간과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핵실험은 금지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은 앞으로 체르노빌 사고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럼 방사능 유출 사고도 이런 식으로 활용되는 날이 올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도 많으니 최대한 원전 사고나 방사능 유출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참고
Joyce J. L. Ong et al, Annual Bands in Vertebrae Validated by Bomb Radiocarbon Assays Provide Estimates of Age and Growth of Whale Sharks, Frontiers in Marine Science (2020). DOI: 10.3389/fmars.2020.00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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