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뚱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제목 그대로 하수 처리 시스템에서 코로나 19 유행을 조기에 감지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수 기반 역학 wastewater-based epidemiology (WBE)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나름 역학의 한분야를 이루고 있는 학문입니다. 이론은 간단합니다. 전염병 유행 초기에 유증상자가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기 전 이미 대변을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하수관으로 내려올 것입니다. 물론 매우 미량이지만, 물속에서 증식이 가능한 콜레라 같은 세균이라면 그 유전자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WBE의 장점은 환자가 병원을 찾기 전에도 전염병 유행을 확인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하수에서 확인이 가능한 수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전염병에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로 호흡기로 감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적용된 적이 없었습니다.
크랜필드 대학의 주겐 양 박사(Dr Zhugen Yang, a lecturer in sensor technology at Cranfield University’s Water Science Institute)가 이끄는 연구팀은 하수에 포함된 코로나 19 (SARS CoV-2)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진단 키는 1파운드 (1.25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며 결과를 바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정확도는 검증되지 않앗지만, 매우 적은 숫자의 사람을 증상이 발현하기 전 진단할 수 있다면 코로나 19 방역에 획기적인 무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를 통해서 어느 지역 방역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느 지역에서 강화해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SARS CoV-2)가 대변을 통해서도 배출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한 번 시도할만한 가치는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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