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ixobactin의 구조. 출처: wikipedia)
차세대 항생제인 Teixobactin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입니다. Teixobactin은 토양 박테리아에서 발견된 물질로 약물 내성을 지닌 MRSA나 결핵균 (M. tuberculosis)에 매우 효과적인 물질입니다. Teixobactin은 세포벽을 구성하는 물질인 Lipid II/III에 결합해 생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기존의 항생제와 작용 기전이 달라 현재까지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Teixobactin은 합성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양이온 아미노산 (cationic amino acid)인 enduracididine이 필요한데, 그 합성 과정이 매우 복잡해 대량 생산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링컨 대학의 연구팀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방법을 개발해 16-30시간 정도 걸리는 과정을 10분 정도로 단축시켰습니다. 더욱이 새로운 방법으로 합성한 Teixobactin의 효능은 자연 상태의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화학 물질들은 약물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상용화 되기 위해서 자연 상태의 물질을 합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본래 있던 물질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개량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종 이 과정에서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약물이 개발될 수 있습니다. Teixobactin의 경우에도 같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끊임없는 내성균의 출현으로 인해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사실 내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항생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생물 진화의 과정을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항생제 내성을 지닌 균주를 진화시키는 강력한 진화압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내성 균주 출현을 막기 위해서는 최대한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의료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항생제를 처방할 때는 신중하게 필요성을 고려하고 환자 역시 처방된 항생제를 끝까지 복용하도록 치료에 순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참고
Anish Parmar et al. Teixobactin analogues reveal enduracididine to be non-essential for highly potent antibacterial activity and lipid II binding, Chem. Sci. (2017). DOI: 10.1039/C7SC0324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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