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결핵제의 개발과 보건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결핵은 과거처럼 심각한 불치의 병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다른 감염성 질병과 마찬가지로 결핵을 박멸할 가장 좋은 방법은 매우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결핵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BCG의 경우 결핵 예방 효과가 그렇게 좋지 못하며 심각한 결핵 감염을 막는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아직 효과적인 결핵 백신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살라흐 만수르 박사 (Dr Salah Mansour, of the University of Southampton)와 영국 공공 보건국 Public Health England (PHE)의 연구팀은 결핵균 (Mycobacterium tuberculosis)의 세포막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지방산 가운데 하나인 미콜산 (mycolic acid)이 결핵 백신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미콜산은 T세포의 CD1b과 결합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에서 결핵을 일으키는 M. tuberculosis을 막는 백신에 중요한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BCG의 경우 소에서 결핵을 일으키는 우형 결핵균 (M. bovis)를 약독화한 것으로 사실 사람에서 결핵을 유발하는 M. tuberculosis와 면역 시스템에 조금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에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만약 결핵균에서 면역을 유발하는 물질만 찾아서 이를 백신으로 개발한다면 이론적으로 BCG보다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면역 시스템이 침입자를 인지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이며, 결핵균의 경우 생각보다 면역 시스템을 잘 회피하기 때문에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도 결핵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아예 감염 자체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그런만큼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참고
Andrew Chancellor et al. CD1b-restricted GEM T cell responses are modulated by Mycobacterium tuberculosis mycolic acid meromycolate chain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7). DOI: 10.1073/pnas.170825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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