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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714 - 죽어가는 별의 표면을 보다.




(320 light years from Earth, the star W Hydrae is a few billion years further on than the Sun in its life. For comparison, the dotted ring shows the size of the Earth's orbit around the Sun, seen from an angle. Credit: Alma (ESO/NAOJ/NRAO)/W. Vlemmings)


(Direct imaging of even the biggest and closest stars, is a challenge for astronomers. In this graphic, the Alma image of W Hydrae is compared with the best images so far of other stars: the red giant R Doradus, the red supergiants Antares and Betelgeuse. A variety of imaging techniques and different wavelengths of light have been used to create these images; giant stars can have very different sizes seen in different wavelengths. The angular sizes of the stars in Alpha Centauri, the closest star system, and the dwarf planet Pluto (at its closest to Earth) are shown for comparison. Credit: ESO/K. Ohnaka (Antares); Alma (ESO/NAOJ/NRAO)/E. O'Gorman/P. Kervella (Betelgeuse); ESO (R Doradus); Alma (ESO/NAOJ/NRAO)/W. Vlemmings (W Hydrae))


 스웨덴 칼머스 대학 (Chalmers university)이 주축이 된 천문학자팀이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지닌 적색 거성의 표면을 관측했습니다. 연구팀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tacama Large Millimetre/Submillimetre Array (ALMA)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320광년 떨어진 미라형 변광성인 W Hydrae를 관측했습니다. 


 이 별은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AGB (asymptotic giant branch) 형 별 가운데 하나로 현재 많은 질량을 항성풍의 형태로 잃으면서 죽어가는 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주변으로 가스를 배출하면서 행성상 성운이 되고 중심부에는 작은 백색왜성이 남게 될 것입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 덕분에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상세하게 이해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가깝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역시 별 하나의 표면을 관측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그래도 ALMA의 높은 해상도 덕분에 과학자들은 중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베텔기우스나 안타레스 같은 더 거대한 적색 초거성에서 얻은 적색거성에 표면에 대한 데이터와 비슷한 크기인 R Doradus 에서 얻은 데이터 (위에서 두 번째 사진) 를 서로 비교해서 과학자들은 별이 최후를 앞두고 어떻게 가스를 주변으로 분출하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태양과 비슷하거 약간 무거운 별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대신 주변으로 가스를 흩날리면서 평화로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산소나 탄소처럼 생명체에 중요한 원소를 주변으로 뿌리면서 은하계의 화학적 진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 역시 과거 적색 거성이 남긴 유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죽어가는 별을 관측하는 일은 우리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인 셈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과정을 더 자세하게 알기 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번 관측을 통해 적색 거성의 표면과 가스의 분포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해상도가 충분히 높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보다 세밀한 표면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차세대 망원경의 힘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Wouter Vlemmings et al, The shock-heated atmosphere of an asymptotic giant branch star resolved by ALMA, Nature Astronomy (2017). DOI: 10.1038/s41550-017-0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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