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



(Key data from the 2017 global carbon budget. Credit: Future Earth/Global Carbon Project)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의 일부인 글로벌 카본 버짓 (Global carbon budget)이 2017년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내놓았습니다. 이 연구는 15개국, 57개 기관에서 모인 76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다국적 연구로 연구 결과는 3개의 저널 (아래 참고문헌 확인)에 나눠서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최근 인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급격히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배출량은 비교적 안정세를 이뤘으나 2017년에는 2% (0.8 - 3.0%)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배출량을 차지하는 중국 산업 경기가 호전되면서 다시 배출량이 증가했고 인도 등 다른 신흥국에서 배출량이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중국의 배출량 증가는 3.5%, 인도는 2%가 예상되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약한 감소세를 보여 미국은 0.4%, 유럽은 0.2% 정도 배출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 예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10억톤이며 이 가운데 화석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370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머지는 토지 이용 (개간이나 벌목) 등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가 최근에 둔화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004년에서 2013년 사이 연평균 꾸준하게 2.3%가 증가하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근 3년간 세계 경제의 성장에도 안정세를 보였으며 2017년 증가세 역시 최근 증가가 억제되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큰 비율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다고해서 현재 배출량이 적은 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410억톤이라는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수준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03ppm이라는 역사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는 무게로는 3조2천억톤에 달합니다. 따라서 인간이 배출하는 양은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1%가 넘기 때문에 충분히 그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한 점은 상당량이 바다와 토지로 흡수되어 실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지만, 이것도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점차 흡수량이 줄어들게 되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 중반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산업 시대 이전 기준 섭씨 1.5/2도에서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일은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아마도 남탓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만든 결과니까요. 


 참고


 Glen P. Peters et al, Towards real-time verification of CO2 emissions, Nature Climate Change (2017). DOI: 10.1038/s41558-017-0013-9

Le Quéré et al. (2017) Global Carbon Budget 2017. Earth System Science Data Discussions. doi.org/10.5194/essdd-2017-123

Jackson et al. (2017) Warning signs for stabilizing global CO2 emissions,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doi.org/10.1088/1748-9326/aa9662


Data interface for exploring data: www.globalcarbonatlas.org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