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는 우주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항공기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무인기나 전기 비행기 수직 이착륙기 역시 나사의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인데, 이 모두를 하나로 모은 항공기가 성공적인 비행 테스트를 마쳤다고 합니다. GL-10(Greased Lightning)라는 명칭의 이 무인 전기 비행기는 독특한 외형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일단 10개의 전기 프로펠러를 가진 점도 독특하지만, 이 항공기의 주익과 꼬리날개는 90도 회전해서 수직으로 항공기를 이륙시킬 수 있습니다. 전기 프로펠러 중 8개는 주익에 나머지 2개는 꼬리날개에 있는데, 이륙 시에는 수직으로 항공기를 들어 올리고 비행 시에는 다시 90도 회전하여 앞으로 전진하게 합니다. 즉 이륙은 마치 헬기처럼 하지만 비행 시에는 헬기가 아니라 고정익기처럼 빠르게 비행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헬기처럼 좁은 공간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비행도 가능합니다.
(수직으로 이륙하는 GL-10. The GL-10 prototype takes off in hover mode like a helicopter.
Credits: NASA Langley/David C. Bowman)
(GL-10을 운반하는 엔지니어들. Engineers David North (L) and Bill Fredericks (R) carry the Greased Lightning before one of its flight tests.
Credits: NASA Langley/David C. Bowman)
(날개를 수평으로 돌리고 비행 중인 GL-10. The prototype successfully transitioned from hover to wing-borne flight during several test flights.
Credits: NASA Langley/Gary Banziger)
(테스트 영상)
이 전기 비행기는 나사의 랭글리 연구 센터의 소규모 무인기(UAV) 개발팀에 의해 제작되습니다. 우주 항공 공학자인 빌 프레데릭스(Bill Fredericks)은 수직 가변익 방식의 무인기가 좁은 공간에서 이착륙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기존의 멀티콥터(여러 개의 프로펠러를 이용한 수직 이착륙 드론) 방식의 드론에 비해서 장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소규모 화물 운송에서부터 수색 및 정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12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매우 작은 크기의 드론에서 시작해서 GL-10에 이르러서는 날개폭 3.05m, 최대 이륙 중량 28.1kg까지 커진 중형 이상의 드론으로 발전했다고 하네요.
GL-10의 첫 테스트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테스트를 통해서 공기역학적인 성능을 검증해야 합니다.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다음에는 더 큰 버전을 개발할 수도 있고 아마존처럼 소형 드론으로 화물을 배송하려는 기업과 협업해서 상용화 버전을 만들 수도 있겠죠.
사실 GL-10은 날개폭 6.1m에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엔진을 사용하는 대형 버전을 만들기 전 기술적 타당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프로토타입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1명에서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더 대형 버전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정익기의 성능과 헬기의 수직 이착륙 기능을 고루 갖춘 친환경 전기 혹은 하이브리드 항공기가 실제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분야에서 널리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좁은 헬기 비행 갑판에서 이륙하는 정찰용 UAV나 화물 배송용으로 사용되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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