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는 지구에서도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변화 무쌍한 지구의 기후는 최첨단의 슈퍼컴퓨터로도 100% 예측할 수 없는 기상현상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기상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확률적으로 얼마나 비가 올지, 그리고 기온이 어떻게 될지 예보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며, 종종 오류는 있을 수 있어도 높은 확률로 예보가 가능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점은 지구 이외의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를 가진 행성은 주기적, 계절적인 기상 변화를 일으킵니다. 주로는 기상 예보보다는 행성의 대기 메카니즘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태양계 주요 행성들에 대한 기후 변화와 기상 현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외계 행성은 어떨까요?
과학자들은 일부 외계 행성의 경우 극단적으로 단순한 기후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짜로 그런지는 아마도 탐사선을 직접 보내 확인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도 추정은 가능합니다.
토론토 대학의 리사 에스테베스(Lisa Esteves, a PhD candidate in the Department of Astronomy & Astrophysics at the University of Toronto)와 그녀의 동료들은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6개의 외계 행성의 기상 현상을 예측했습니다. 이 행성들은 모두 모항성 가까이에서 공전하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들로 그 기상 패턴은 상당히 단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계 행성의 기상 현상에 대한 랜더링 이미지. An artist's rendering of an exoplanet with cloudy mornings and clear, scorching afternoons, exhibiting a cycle of phase variations that occur as different portions of the planet are illuminated by its star, as seen from Earth. Astronomers at the University of Toronto, York University and Queen's University Belfast used measurements of the phase variations of six exoplanets obtained by the Kepler space telescope to forecast their daily weather cycle.
Credit: Lisa Esteves/University of Toronto)
연구팀이 그렇게 생각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외계 행성들은 현재까지 가장 흔하게 발견된 외계 행성 타입인 뜨거운 목성형입니다. 이들 행성들은 달에서처럼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동조화 되어 있습니다. 즉 모항성에서 너무 가까이 있어 조석 고정이 일어난 것이죠. 따라서 우리는 직접 그 행성에 가보지 않고도 하루의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이 행성들은 모항성에 가깝기 때문에 평균 표면 온도가 섭씨 1600도에 달할 만큼 뜨겁습니다. 케플러 데이터를 통해서 밝기 변화를 측정한 연구팀은 이 행성의 하루 중 기후 변화를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기후는 극도로 단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일단 이 행성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공전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낮인 부분의 온도가 밤인 부분보다 높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은 온도와 반대 방향(즉 낮인 부분에서 밤인 부분으로) 매우 강력하게 불게 됩니다. 행성 대기의 구름 역시 바람에 의해 동쪽으로 계속 이동합니다. 그 결과 아침에는 구름이 좀 낄 수 있지만 한낮에는 청명한 하늘(이라고 하기보단 섭시 1600도 수준이니 이글거린다고 해야하겠죠)을 볼수 있을 것입니다. 이 단순한 기후 패턴은 영원이 반복됩니다. (위의 이미지 참조) 따라서 일기 예보는 매우 쉬울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케플러의 데이터에서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그 증거란 밝기의 변화입니다. 적어도 6개의 행성 중 4개에서는 아침인 부분에서 구름에 의해 항성의 빛이 반사되어 더 밝기가 증가하는 양상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뜨거운 2개의 행성에서의 빛은 행성 자체에서 나올 가능성도 일부 있느나 아마도 대부분은 구름에 반사된 빛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최근 외계 행성의 구름 패턴을 포함한 표면 변화를 관측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외계 행성의 생생한 모습과 그 기후 패턴을 알게 되는 날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Lisa J. Esteves, Ernst J. W. De Mooij, Ray Jayawardhana. Changing Phases of Alien Worlds: Probing Atmospheres of Kepler Planets with High-Precision Photometry.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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