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작은 위성인 엔셀라두스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500km에 불과한 지름을 가진 작은 위성에서 수증기와 얼음의 간헐천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죠. 수백 km에 달하는 수증기와 얼음은 그 자체로도 경이롭지만 내부의 바다의 존재를 암시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작은 얼음 위성에 바다가 있는 이유는 토성의 중력입니다. 토성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이 위성은 내부에 마찰이 발생하면서 열이 생성됩니다. 이 바다의 크기는 이전에 간접적으로 측정된 바가 있죠.
(엔셀라두스의 내부 구조와 간헐천. Image Credit: NASA/JPL-Caltech)
나사의 과학자들은 카시니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 간헐천의 특징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 카시니 이미지에서 관측된 것 처럼 거대한 독립적인 간헐천이 아니라 거대한 커튼 모양의 수증기의 분출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처음 봤을 때 마치 몇 개의 간헐천 처럼 보인 것은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하네요.
이 연구의 주저자인 나사의 카시니 임무 과학자인 요셉 스피테일(Joseph Spitale)은 엔셀라두스 남극 지방에 존재하는 거대한 줄무니 같은 지형인 타이거 스트라이프(tiger stripe)을 따라서 거대한 수증기의 커튼식 분출(Curtain Eruptions)이 확인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수증기 분출이 독립적인 제트(Discrete Jets)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카시니가 처음 보내온 이미지(왼쪽)과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다시 분석한 이미지(오른쪽) Credit: NASA/JPL-Caltech/SSI/PSI)
(동영상)
(엔셀라두스의 사진. 아래쪽의 줄무늬 같은 지형이 타이거 스트라이프. Credit :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거대한 균열인 타이거 스트라이프를 따라서 분출이 이뤄지는 경우 보는 각도에 따라서 주름이 있는 부분은 수증기 분출이 겹쳐 보이기 때문에 마치 독립적인 제트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설명의 요지입니다. 즉 제트식 분출은 시각적 환상(optical illusion)이라는 것이죠. 커튼식 분출은 지구에서도 일부 화산 분출에서 확인되기는 하지만 엔셀라두스에서처럼 수백km에 달하는 거대한 장관을 연출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꽤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미래 나사의 탐사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이 수증기 사이로 탐사선을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정확한 구성 성분과 유기물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지 모르죠. 이 위성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커튼식 분출이 아니라 과연 내부에 존재하는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아직 그 답은 모르지만, 과학자들은 언젠가 그 답을 알아낼 것입니다.
참고
Curtain eruptions from Enceladus' south-polar terrain, DOI: 10.1038/nature1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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