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여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의 의심의 여지 없이 상승했습니다. 그 당연한 논리적인 귀결은 육지에 있는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이죠. 여기에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팽창에 의한 바다의 부피가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 해수면은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19세기 말에서 지금까지 약 20cm 정도 해수면이 상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저지대 국가들은 이미 피해를 보고 있지만, 문제는 앞으로 해수면이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도가 오른 후 얼음이 녹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아무튼 21세기말까지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지만, 과연 얼마나 빠르게 상승할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현재의 속도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죠.
이전에 전해드린 것처럼 일부에서는 최근 수십년간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난 100년간의 평균보다 매우 빨라졌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241158432 참조) 이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IPCC의 5차 보고서에서는 1901년에서 2010년 사이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가 1.7mm/yr 인데 비해 1993년에서 2010년 사이는 3.2mm/yr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최근 10년간의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다소 못하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죠. 사실 과학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이런 논쟁이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오류를 바로잡고 더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1870년에서 2008년까지 해수면 상승 정도에 대한 추정. US EPA - Sea level: Climate Change: US EPA. Publisher: US EPA)
호주 태즈매니아 대학의 크리스토퍼 왓슨(Christopher Watson of the University of Tasmania, Australia)과 그의 동료들은 IPCC의 과거 추정은 물론 새로운 연구들이 모두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것은 육지의 상승 및 하강 속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바다가 가만 있더라도 육지가 하강하거나 상승하면 해수면은 변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과거 빙하가 수천 미터 두께로 쌓여있다가 모두 녹아 사라진 스칸디나비아 반도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 이외에도 현재 상승하고 있는 육지는 많습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지반의 침강 및 상승을 보정해서 실제 해수면 상승 속도를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1993년에서 2014년까지 해수면 상승 속도는 2.6-2.9mm/yr (+/- 0.4mm) 정도였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그 속도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993년에서 1999년에서는 보정을 거친후 0.9-1.5mm 정도 속도가 낮아졌는데 이를 근거로 생각하면 상승 속도가 지난 10년간 느려지지 않고 오히려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최근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는 주장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최근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더 많은 빙하가 소실되었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양의 물과 얼음이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것입니다. 따라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져야 맞는데 오히려 느려졌다는 주장은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옳다면 이 모순은 쉽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연구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없는 것이 과학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정확한 상승속도를 확인하고 미래 상승 정도를 추정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사족을 붙이면 과학이라는 것은 항상 논쟁을 수반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학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부 지구 온난화 부정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구 온난화 추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실상 모든 연구에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즉 각론에서 차이가 있을진 몰라도 총론에서 나오는 결론은 하나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는 분들이 많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연구는 Nature Climate Change 에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