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현미경은 현대 과학의 가장 큰 무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광학 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시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며 원자와 분자 크기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도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 국립 암 연구소의 스리람 수브라마니암 박사(Sriram Subramaniam, Ph.D.,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s (NCI) Center for Cancer Research)와 그의 동료들은 냉동 전자 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 (cryo-EM))을 이용해서 2.2 옴스토롱(Å, 0.1 nm를 의미 즉 10의 -10승 m) 까지 분해능을 높인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재구성된 단백질은 실제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2Å 의 해상도로 3차원적으로 재구성된 베타 갈락토시다제. A 3.2 Å resolution cryo-EM structure of β-galactosidase from 2014. Credit: Veronica Falconieri, NCI )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도 많지만, 대개 효소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은 수백개의 아미노산이 연결해서 복잡한 3차원적 구조를 가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러 가지 약물들이 이런 단백질에 결합해서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 구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단백질의 기능을 알기 위해서도 중요하죠.
연구팀이 우선 대상으로 삼은 단백질은 박테리아에 있는 작은 단백질인 베타 갈락토시다제(beta-galactosidase)입니다. phenylethyl-beta-D-thiogalactopyranoside (PETG)이란 약물은 이 단백질의 안쪽에 있는 주머니 같은 구조와 결합하는데, 이 과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의 3차원적인 구조를 아주 상세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cryo-EM은 이 과제를 위해서 일단 단백질이 담긴 시료를 매우 얇은 박막으로 만든 후 액체 질소에 넣어 영하 196-210도 사이의 온도에서 동결시켰습니다. 이후 이 시료를 X-ray crystallography라는 방법으로 2.2Å 까지 해상도를 높여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면 분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사진에 담기게 됩니다.
이 때 시료에는 여러 개의 분자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각 분자들은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컴퓨터를 통해서 각 분자의 이미지를 합성하면 이제 3차원적인 구조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설명한 동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음
연구팀은 4만개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베타 갈락토시다제와 PETG의 결합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을 응용하면 다양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는 물론 약물과 단백질의 결합 등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확실히 현대와 와서 기술의 발전 속도나 기술적 한계는 거의 경이적인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과연 그 다음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참고
Bartesaghi, A., et al., 2015. 2.2 Angstrom resolution cryo-EM structure of beta-galactosidase in complex with a cell-permeant inhibitor. Science Express. Online May 7, 2015. DOI:www.sciencemag.org/lookup/doi/10.1126/science.aab1576
http://phys.org/news/2015-05-near-atomic-resolution-protein-electron-microscopy.html#jCp
http://phys.org/news/2015-05-near-atomic-resolution-protein-electron-microscopy.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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