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ARM 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Imagination Technologies 의 워리어 (Warrior) CPU




 이전 MIPS 가 결국 ARM 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Imagination Technologies (이하 이메지네이션) 에 인수되었다는 이야기는 전해드린바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1141936 참조) 사실상 MIPS 의 주요 특허는 ARM 진영에 분할 매각되었고 그 외 나머지 부분은 6000 만 달러라는 헐값에 이메지네이션이 인수했습니다. 당시 이를 인수한 이메지네이션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제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나왔습니다. 이메지네이션은 MIPS CPU 를 이용한 모바일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사실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CPU 는 ARM 진영이 거의 장악하다 시피 해서 다른 아키텍처로 시장에 도전한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치 데스크탑 시장에서 x86 에 도전하는 것 같은 이야기라 MIPS 의 남은 지적 재산권으로 이메지네이션이 ARM 에 도전하긴 어렵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으나 어쩌면 모른다고 적었었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이메지네이션은 2013 년 6월 26일 (현지 시각) 보도 자료를 내고 MIPS 가 인수되기 전 마지막으로 ARM 에 도전장을 던졌던 MIPS Ativ 코어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7921532 참조) 의 후속 버전을 만들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MIPS 는 인수되기 직전 시장을 지배하던 ARM 의 Cortex A9 과 A15 의 대항마로 Aptiv/proAptiv 코어를 내놓았으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등장했는지도 모르는 사이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MIPS 는 일단 이 Aptiv 코어를 개선해서 하이엔드용의 ProAptiv 코어의 경우 1-6 코어 까지 지원하고 여기에 옵션으로 hardware floating point 유닛을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미들 및 로우엔드 용의 interAptive 코어는 1-4 코어를 지원하고 역시 hardware floating point 유닛을 옵션으로 탑재할 수 있습니다. 이외 마이크로 콘트롤러/임베디드 프로세서 용의  microAptiv 제품군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시장에서 이미 실패한 Aptiv 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메지네이션은 차기 코어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차세대 MIPS 코어의 이름은 Warrior 로 이름부터가 호전적인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Key 'Warrior' features will include:

• Hardware virtualization across the entire range of cores, providing compelling benefits for applications from compute-intense enterprise environments to energy efficient mobile platforms

• MIPS hardware multi-threading technology, enabling better overall throughput, quality of service (QoS), and power/performance efficiency in select 'Warrior' cores

• Imagination's unique, extensible and highly scalable security framework for applications including content protection on mobile devices, secure networking protocols and payment services

• MIPS SIMD architecture (MSA), built on instructions designed to be easily supported within high-level languages such as C or OpenCL for fast and simple development of new code, as well as leverage of existing code

• A consistent and comprehensive toolchain across the 'Warrior' series for fast, easy development and debugging


 이외에도 32 bit 버전외 64 bit 버전도 지원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나온 보도 자료로는 어느 정도 성능을 지녔는지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에 등장할 ARM 의 Cortex A50 패밀리와 경쟁을 해야할 것으로 보이는데 쉽지 않은 싸움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나온 모바일 OS 들이 대부분 ARM 아키텍처에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이죠. MIPS 의 새코어가 믿는 건 안드로이드 OS 입니다. 달빅 VM 에서 돌아가는 안드로이드는 아무래도 플랫폼 중립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죠. 


  
(새로운 MIPS 로드맵 )


 미래를 내다보기는 힘들지만 아무튼 ARM 이 모바일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현재 인텔조차 모바일에서 어려움을 겪는 점을 생각하면 워리어의 미래 역시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라면 이제 이메지네이션도 CPU 와 GPU 를 모두 갖춰 (GPU 는 물론 PowerVR) 인텔, AMD, ARM 과 일단 경쟁을 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메지네이션은 직접 AP 나 CPU 를 만들지는 않고 라이센스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 같은 영국 회사인 ARM 과 사업 영역이 겹치게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과연 미래 모바일 AP 시장에서 ARM 외에 다른 회사들이 영역을 어느 정도 차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