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AMD 가 데스크탑 CPU 로는 처음으로 5 GHz 의 벽을 돌파했습니다. 소문의 FX 9000 시리즈가 그것으로 2013 년 6월 11일 공식 보도 자료를 내고 그 존재를 공개했습니다. 이 8 코어 파일 드라이버 기반 CPU 는 각각 FX - 9590 ( 8 "Piledriver" cores, 5 GHz Max Turbo) 와 FX - 9370 ( 8 "Piledriver" cores, 4.7 GHz Max Turbo ) 로 TDP 및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루머로는 TDP 220 W 란 이야기가 있었으나 이글을 쓰는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확인 된 바는 없음) 비쉐라로 부터 추정할 수 있듯이 전기 먹는 괴물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전력과 발열을 감당하려면 고가의 메인보드와 아주 좋은 쿨러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가격이 어찌 되든 여름철에 살인적인 더위와 전력난이 예상되는 한국에서는 상당히 구매가 꺼려지는 물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오버 버전이 아닌 (?) 리테일 CPU 로 5 GHz 벽을 넘기는 했으니 나름 기념비적인 물건이긴 하겠죠.
참고로 첫번째 100 MHz 의 벽을 깬 x86 프로세서는 1995 년의 클래식 펜티엄 이었습니다. 이는 초기 8080 CPU 의 2 MHz 에 비해 엄청나게 빨라진 클럭이었습니다. 최초의 1 GHz 돌파는 AMD 에게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2000 년 3월 6일 AMD 의 애슬론 프로세서는 1 GHz 를 돌파해 인텔에게는 굴욕을 AMD 에게는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인텔은 펜티엄 4 를 내놓으면서 성능 보다 클럭을 높이는데 주력 2002 년에 x86 프로세서로는 최초로 3 GHz 돌파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사이클당 0.3 나노초 (nanoseconds) 라는 대기록이었으나 사실 그에 비해 성능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후 인텔은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클럭 경쟁에서는 물러서게 되나 AMD 가 다시 펜티엄 4 의 정신을 이어받아 (?) 엄청난 삽질이 될 불도저를 내놓게 됩니다. 2011 년 등장한 FX - 8150 은 터보 클럭 4.2 GHz 를 달성해 4 GHz 의 벽을 깬 첫번째 x86 프로세서가 되지만 사실 이 시기에는 4 GHz 이상의 인텔 프로세서가 필요한 사람은 그냥 K 버전 사서 알아서 오버해서 쓰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엄청난 전력소모와 그에 걸맞지 않은 낮은 성능을 보인 불도저였죠.
그리고 2013 년 다시 5 GHz 급 x86 프로세서가 등장했지만 사실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점차 저전력이나 전력대 성능비가 중요해지는 시점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AMD 도 아주 조용하게 5 GHz 급 CPU 의 등장을 알렸습니다. 나름 기념비적 (?) 물건인 만큼 한정판으로 내놓는다면 조금 팔리긴 할 것 같지만 전기세는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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