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좌초 위기의 프랑스 차기 항모 PA2


(PA2 의 CG ) 

 벌써 4 년 더 전에 소개드린 바 있는 프랑스의 차기 항모 PA 2 ( Porte-Avions 2 - "aircraft carrier 2" ) 의 건조가 현재로써는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합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066195340  ) 이전 포스트에서도 프랑스의 경제 사정으로 인해 순조롭게 진행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 역시 순조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일단 PA2 는 리슐리외 추기경 (Cardinal Richelieu ) 라는 명칭으로 Tales 와 DCNS 합작으로 1 척 가량 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본래 영국의 CVF 의 파생형인 이 항모는 길이 280 m (혹은 283 m) 폭 73 m (혹은 75 m) 에 만재 배수량 7 - 7.5 만톤급으로 프랑스 해군 역사상 가장 큰 항모가 될 배였습니다. 32 기의 해상형 라팔을 포함 3 대의 E-2C Hawkeye, 5 대의 NH-90 헬기를 탑재하고 승조원 1650 (함 운용 1000 명, 항공 요원 650) 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함으로 건조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과거 프랑스가 자신있게 진수 시켰던 핵 추진 항공 모함 샤를 드골 Charles de Gaulle (R91) 이 실제로는 1994 년에 완성하고도 7 년이나 뒤인 2001 년에 취역 시켜야할 만큼 많은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가격이 높고 아직 프랑스의 기술력으로는 문제가 많은 핵추진 방식보다는 재래식 추진 방식 방식으로 다시 회귀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샤를 드골의 만재 배수량이 4만 2000 톤급인 점을 생각하면 크기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재래식 추진을 선택한 셈입니다. 


 현재 프랑스는 기존의 항모인 클레망소 Clemenceau (R 98) 를 1997 년에 퇴역 시키고 포쉬 Foch (R 99) 역시 2000 년에 퇴역 시켰기 때문에 샤를 드골 외에는 다른 항모가 없는 상태이며 이마저도 2015 년에서 2018 년 사이 오버홀 예정이라 이 시기에는 항모 전력이 0 이 되는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함의 오버홀 및 기타 정비, 재보급, 훈련을 위해서는 적어도 2-3 척 이상은 있어야 전력이 되기 때문에 항모 한척으로는 제대로된 전력이라고 말하긴 힘들어서 프랑스는 1 척 정도 대형 항모를 더 보유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2008 년 예상으로는 이 항모를 건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 30 억 유로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고 다음에는 유로존 위기가 닥치면서 프랑스의 재정 상태도 덩달아 악화되어 거액의 비용이 드는 차기 항모 건설은 계속해서 연기되었습니다. 사실 PA2 는 영국의 CVF 와는 달리 시작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2013 년 프랑스 국방 백서가 나왔는데 사실상 PA2 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었고 프랑스 정치권 역시 이를 살리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 사실상 PA2 는 취소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건조는 물론 유지비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대형 항모를 건조하기에는 현재 프랑스 재정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영국의 경우 퀸 엘리자베스 급  HMS Queen Elizabeth (CV Future) 의 건조를 이미 진행중이라 지금와서 포기할 순 없고 일단 건조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거야 영국도 비슷하지만 그나마 CVF 는 PA2 보다 크기도 작은 편이고 개발도 먼저 되어서 건조가 빨리 되는 덕분에 일단 취소되는 위기는 모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PA2 는 오히려 더 크게 만든다고 과욕을 부리다가 아예 시작도 못하고 취소가 된 경우라고 할 까요...  



(아일랜드를 장착 중인 퀸 엘리자베스 급 항모  2013 년 4월 13일. 이미 상당히 건조가 진행되었음  The forward island of the queen elizabeth class aircraft carrier being attached to the main body of the carrier. 14 March 2013.  rosyth shipyard.   ChrisPAD34e)


 그나마 크기가 6만 5000 톤급으로 PA2 에 비해 작은 CVF 프로그램 코스트도 59 억 파운드 (약 92억 달러)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최종 코스트는 70 억 파운드를 넘을 것으로 보여 역시 항모 건조가 돈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2 척의 항모 (퀸 엘리자베스와 프린스 오브 웨일즈) 를 위해 48 기의 F-35B 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 영국도 앞으로 돈이 깨질 일이 막막한 상황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도 F - 35B 가 계속 문제를 일으켜 F - 35C 로 교체 하려고 했다가 그러면 항모 개조 비용이 척당 10 억 파운드 (16 억 달러) X 2 가 든다고 해서 다시 F - 35B 로 복귀했는데 아직 F - 35B 의 코스트가 얼마나 추가될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마 아무리 영국해군이 F-35 의 삽질과 항모 건조 비용으로 막막해도 일단 거의 만들어 가는 상황이라 프랑스 해군보다는 더 웃을 수 있는 상황이죠. 프랑스 해군은 앞으로 수십 년간 샤를 드골 한대로 항모 전력을 유지해야 할 지도 모르는 나름 위기 (?)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정규 공격 항모 한척 도입도 생각하기 힘든 나라가 대부분 이긴 하지만 말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